◇반도체 클러스터 구미유치 무산 위기↑↑ 구미시 제공 ⓒ 경북정치신문
◇‘국가균형발전 약속 위반’여론 급부상
◇진보정치 정서 이반현상 심각
◇‘보수정치 면죄부 아니다’ 양비론 확장
◇대구통합 신공항 이전 조기 결정,SK 투자확대로 시민운동 이어가야
◇구미형 일자리 창출, 시민 머리맞대야
구미에서 촉발된 격앙되고 실망한 민심이 대구•경북은 물론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일 SK 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 회사인 (주)용인일반 산업단지가 용인시에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데 이어 2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경기 용인지역에 공급물량 추가 배정을 요청키로 한 결정이 구미를 위시한 비수도권 민심을 격하게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정치 정서의 이반현상으로까지 확장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점은 주지할 대목이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심장의 상징인 구미시민들은 ‘보수정치’보다 ‘진보정치’를 택했다. 이결과 더불어 민주당 소속 시장은 물론 6명의 도의원 중 3명, 23명의 시의원 중 9명이 당선됐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자유한국당을 젖히면서 시의원 3명의 비례대표 중 2명을 당선시키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날로 침체하는 구미경제의 원인을‘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보수 정치’의 안이한 대응에 있다고 판단한 시민들이 경제 회생의 출구를 ‘민주당 중심의 진보정치’로부터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특히 시민들은 70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전체 수출의 12-17%,전체 흑자규모의 70-80%를 점유하면서 ‘개발도상국 대한민국’을 멱여살린 ‘경제의 심장 구미’의 재건을 갈망했고,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국가균형 발전 국정과제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대한민국을 먹여살린 구미공단’을 재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진보정치에 손을 들어 준 것이 핵심적 이유였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정치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보수든 진보든 모든 게 다 싫다는 양비론적 회의론이 시민사회로 깊이 파고들면서 ‘시민이 직접 나서는 시민정치, 범시민운동’으로 촉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북 구미민심 격앙
2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경기 용인지역에 공급물량 추가 배정을 요청키로 한 결정은 구미를 격노하게 했다.특히 격노의 불길은 들불이 되어 대구와 경북은 물론 비수도권지역으로 급속하게 번져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구미시 역사상 특정사안과 관련 최대의 게시율을 보인 시내 곳곳의 ‘SK반도체 클러스터 구미 유치 기원’ 현수막이 보여주듯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국가 균형 발전론’을 배반한 현실에 대해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SK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함께 시민들이 열망했던 대구통합 신공항 구미인접지역 조기 이전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력 없는 국정운영 추진’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13일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영남권 지자체의 생각이 다르다면 총리실 산하로 검증 주체를 승격할 수도 있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각을 곤두세워온 구미시민들은 격분했다.
이전지 선정 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국방부를 상대로 대구통합 신공항 이전지 부지의 조속한 선정을 촉구해 온 구미를 위시한 대구•경북은 SK 반도체 클러스터 구미유치 무산위기와 맞물리면서 격한 반응을 이어갔다.
구미시도 장세용 시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환 방침에 강한 우려와 함께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시는 한발 더 나가 눈앞의 경제논리를 이유로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한 이번 결정은 정부가 유지해 온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균형발전이라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아울러 구미시는 사업 유치를 지역경제 회생의 기회로 여기고 사상 유례없는 지원을 계획,이를 정부와 기업에 이를 전달했고, 시민들과 함께 민관이 합심해 유치활동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거대한 수도권 카르텔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통감한다는 실망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러면서 정부가 지역민의 절실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최종 입지 선정과정에서 심사숙고 해 주길 바란다면서 지역상생형 일자리, 구미국가5단지 특별지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등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K에 대해서도 지역의 첨단전자 산업과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해 구미시에 과감한 대규모 투자를 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역시 SK 하이닉스 용인 결정 대응방향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국가 발전전략의 근간인 균형발전 차원에 심히 위배되는 정부결정(예정)에 대해 강력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는 동시에 지방을 살리는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 발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문제를 떠나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법령·제도 체계인 수도권 정비계획법과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예외 없는 엄정한 준수를 재차 촉구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와함께 위기상황에 직면한 구미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전자산업 및 지방 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육성과 과감한 대규모 투자가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병행해서 지방형 상생 일자리 모델과 지방 국가공단 활성화 특별지원 등 특단의 지방경제 활성화 대책과 지원을 촉구했다.
이러면서 대구•경북형 일자리 모델로써 구미형 일자리와 포항형 일자리를 준비 중에 있고, 그 핵신에 구미국가공단, 포항 블루밸리국가산단 등에 대한 규제완화와 인프라 지원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 구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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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구미 투자확대로 이어가야
SK 하이닉스는 구미에 있는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로써 2017년 SK 그룹에 편입된 SK 실트론에 대해 생산 능력 확대를 진행 중이며, 향후 2년간 9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도권인 경기도 이천과 비수도권 지역인 충북청주 사업장에 투자를 확대키로 한 가운데 이천에는 M16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 10년간 20조원, 청주에는 M15의 생산능력 확대를 포함해 10년간 35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SSK하이닉스는 또 청주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토지구입 양해각서(MOU)와 분양 계약을 충청북도·청주시와 3월 중 체결할 예정이다.
이천을 본사 기능과 R&D·마더팹(Mother FAB) 및 D램 생산기지, 청주를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 용인을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하는 3각축을 구축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SK 그룹은 향후 5년간 차세대 ICT 16조원 중 비수도권 7조원, 에너지 신산업 10조원 중 비수도권 9조원, 소재산업 비수도권에 5조원, 헬스케어·미래 모빌리티 등 6조원 중 비수도권 1조원 등 전체 투자 중 60%에 해당하는 22조원을 비수도권에 투자키로 했다는 내용이다.
SK 그룹이 경제논리로 수도권에 접근하고,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는 정치의 논리로 비수도권에 접근하는 투트랙 방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 싶다.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는 수도권 지역인 경기 용인과 이천, 비수도권 지역인 충북 청주와 경북 구미가 뛰어들었다. 그러나 SK 그룹의 사업구상은 경북 구미를 제외한 용인,이천, 청주에 강한 무게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충북청주가 광의적 수도권 지역이라는 점에 주목할 경우 토박이 비수도권 지역인 경북 구미에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구미지역 민간단체와 시민들이 불씨를 지피면서 비롯된 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범시민 유치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SK 그룹의 구상안에 들어있는 ‘비수도권 22조 투자액’의 상당부분을 구미로 끌어들이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뜻있는 시민들의 주문이다.
◇대구통합 신공항 이전지 조기 결정 촉구 범시민 운동으로 이어져야
지난 해 12월 산업부가 10년간 120조 규모의 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SK 본사 앞에서 첫선을 보인 시민주도의 ‘SK 하이닉스 구미챌린지 퍼포먼스’는 범시민운동을 촉발하는 역사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역사상 유례없는 현수막이 시내를 도배하다시피할 만큼 깊은 관심을 보인 43만 구미시민들은 하나의 마음으로 뭉쳤다. 이러한 시민운동은 대구와 경북을 위시한 영남권은 물론 비수도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반도체 클러스터 구미유치가 무산위기에 처해 있지만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시민의식의 각성은 큰 수확이라는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범시민운동을 SK의 구미 투자확대와 대구통합 신공항 구미인접지역 이전 조기 결정, 구미형 일자리 창출 운동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시민의 힘이 무섭고 두렵다는 사실을 증빙시켜 정치권을 각성시키고 ‘일하지 않는 정치인은 퇴출된다’는 사실을 실천을 통해 입증시켜야 한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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