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일제강점기인 1932년 중국 상하이 호커우 공원에서 일본 수뇌부에 폭탄을 투하한 윤봉길 의사는 그해 5월 25일 상하이 파견 일본군법회의로부터 사형을 언도받았다. 총살형에 처해진 것은 25세의 꽃다운 청춘이던 1932년 12월 18일이었다. ⓒ 경북정치신문
아까운 목숨을 조국 독립을 위해 장렬하게 바친 윤 의사의 애국적인 삶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의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윤의사는 농민 계몽운동을 통해 민족의식을 제고하는데도 전력을 다했다.
“빵을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소년은 여러명의 동네 형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만난 형은 찐빵은 앙꼬 이외에는 필요가 없다면서 한입을 베어물었습니다. 다음 만난 형은 더렵혀진 부위는 해롭다며 또 한입을 베어물었습니다. 다시 만난 또 다른 형 역시 같은 이유로 한입을 베어물었습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소년의 손에 남은 것은 몇 알의 팥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윤의사의 계몽운동의 결론은 항상 이랬다.
“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에 속지마라, 일본놈 일어선다”
생태계의 기본 원리가 공생의 원리나 상부상조의 원리라는 주장이 있지만,엄연히 생태계의 기본논리는 약육강식이다.사냥의 일인자인 호랑이도 무리 속에서 사냥감을 구할 때 가장 연약한 대상을 표적으로 삼는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동물의 세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이라는 구성원이 집합체인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약육강식의 논리는 엄연히 존재한다. 오히려 하루가 멀다하고 경제전쟁을 일삼는 국가와 국가간에는 공존공생의 가치철학은 없고, 아생연후의 논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최근들어 국민들의 바램을 뒷전으로 미뤄둔 채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정치권을 들여다보면 국민의 일원으로서 불안하고, 곱씹으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적폐청산은 3년째 지속되고 있고, 최근들어서는 신적폐라는 신조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보수정권의 자잘못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의기투합 속에서 보수는 또 앞으로 두고보자며 신적폐를 벼르고 있다. 남북문제와 경제 발전이라는 투트랙으로 가야할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가 오로지 ‘남북문제’에 올인하면서 가는 곳마다 ‘민생 파탄’이라는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또 요즘 들어서는 좌파정권, 극우정당 등 메카시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친일문제와 5.18문제가 정가 화두의 중심을 꿰차고 앉은 가운데 말발께나 하는 정치인들은 입만열면 좌파니 우파니 난리법석이다.논란을 만들어낸 그들이 논란을 즐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메카시즘,적폐, 신적폐가 정치화두의 안방에 눌러앉으면서 국가발전이나 국민의 안녕은 아웃사이더가 됐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균형발전론은 오간 데가 없다. 비수도권에서는 수도권 경제공화국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빈부의 격차에 더해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심화된 경제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전 정부당시 경북과 대구, 부산과 경남,울산 등 5개 광역단체장이 합의한 김해공항 확장, 대구통합 신공항 이전 결정을 번복하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동의하는 암묵적인 시그널을 보이면서 비수도권 지역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은 한반도를 진솔된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만면에는 미소를 짓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심을 채운 것은 약육강식을 내세운 이기주의로 꽉차 있다. 호랑이가 먹이감을 앞에두고 기회를 노리는 마당에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 정쟁에 휩싸여 있으니,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단초 제공자인 사색당파의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에 속지 말아, 일본놈 일어선다’던 윤봉길 의사의 절절한 외침이 선연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농부는 제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가지치기를 한다. 골고루 햇볕을 들게하기 위해 곁가지를 치고, 통풍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가지를 쳐낸다. 당장은 기약할 수 없지만 미래를 을 내다보면서 여린가지는 보살피기도 한다.
농부의 심정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 병이 들었거나 병이 들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가지를 치고, 당장에 열매를 맺을 수 없기 때문에 쳐내고, 푸르러야 할 이파리가 누런 색을 띤다고 해서 잘라내는 등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가치를 쳐내다보면 결국 모든 가지를 잃게 된 과일나무는 고사하게 되는 법이다.
적폐니, 신적폐니, 좌파니, 우파니 하는 이유를 들면서 가치치기에 여념이 없으니, 풍성한 열매를 맺어야할 과일나무가 온전할 리 없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약을 할 수 없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엄중한 비판을 마음깊이 들여놓아야 한다. 과일나무는 비료를 먹고 자라고, 어린이는 칭찬을 먹고 자라며, 정치인은 비판을 먹으면서 자란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되새김질 하기 바란다.
<발행인 김경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