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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고용 통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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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고용 통계의 함정

경북정치신문 기자 press@mgbpolitics.com 입력 2019/05/08 20:35 수정 2020.01.30 18:19
지경진(한국U&L연구소)


김효순 고용노동부 고용지원정책관이 지난 달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18년 6월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줄어들었으며, 상하위의 소득 격차가 크게 해소되고 있으므로 우리 경제가 튼튼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 민주주의 정부에서 어떻게 하여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지표와 전혀 다른 통계 수치가 나올 수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저임금 노동자란 중위 임금 수준의 2/3 수준 미만을 말한다. 현 정부의 복지포퓰리즘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는 지난 해 상반기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20% 미만인 19.0%를 기록했다고 한다고 한다. 2010년 24.7%, 2016년 23.5%, 2017년 22.3%이었는데 드디어 2018년 19.0%를 기록했으니 소득 격차가 크게 해소되었다고 자화자찬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임금 5분위 배율은 4.67배로 상·하위 20% 임금 격차가 통계 조사 역사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임금 5분위 배율이란 소득 상위 20% 계층의 임금을 하위 20%의 임금으로 나눈 값으로 2010년 5.37배, 2016년 5.24배, 2017년 5.06배이었는데 2018년 4.67배로 나타났으니, 사상 첫 4점대로 소득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정부에서는 “근로실태 조사는 똑같은 기준과 항목으로 일관되게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의 기조를 봤을 때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개선됐다고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 상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는 공무원들이 왜 현 정부의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얼핏 경제 지표가 진실로 향상되는 것인가 기대하게 만들다.

그러나 이것은 통계의 함정을 이용한 명백한 여론 조작이다. 통계는 과학적 방법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주관, 편견, 이념, 가치관이 개입하여 조작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은 과학적 분석 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의 최소한의 양심이요 생명이다. 최근 우리나라 통계청은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활용할 역량을 갖춘 최고의 엘리트 지식인들 집단으로 믿어왔는데, 최고의 과학적 통계 분석 전문가들의 양심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고용부에서 실시한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3만 3000개 표본사업체 소속 약 9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지, 직장을 잃은 사람과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임금이 발생하지 못한 사람들을 통계에서 아예 제외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직장이 없거나 실질적 저소득 상태에 있는 사람을 조사에서 제외한 이후 다시 말하면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직장 내에서의 임금의 격차만을 조사하는 것이다. 고용 참사로 직장이 없거나 잃은 가난한 사람을 제외한 후 통계 조사한 후 마치 혁신적 포용 국가 정책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한 것이다.

진실로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줄어들었으며, 상하위의 임금 격차가 크게 해소되었다면 우리 일반인으로서는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진실로 모두가 더 잘 사는 나라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이라면 칭찬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통계의 함정을 이용한 명백한 거짓말이고 여론 선동이다.

3만 3천여 개의 건실한 기업체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많은 절대 빈곤층을 제외한 것이다. 더 많이 제외하면 할수록 더 좋은 통계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죽은 사람을 통계에서 제외하고 모두가 살아있다고 자랑하는 것과 같다.

정상적인 표본 근로 사업체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 간의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이지 전반적인 소득의 격차가 줄어든 것이 아니다. 2019년도 1분기 대한민국 경제 성적표가 나왔다. -0.3% 성장이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0년 3개월만에 최저 수준이고, 1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래 16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적표이다. 임금의 격차를 줄이는 것 자체가 악은 아니지만 경제를 붕괴시키며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은 최악이다. 격차를 완전히 줄이려면 완전히 폭망하면 된다.

국민소득(GDP) = 민간소비(C) + 투자(I) + 정부지출(G) + 수출 – 수입(NX) 이다. 대학생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경제 원론 수준인데, 정부가 과연 이걸 모를까 보통 걱정되는 일이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세금으로 민간부분 사회적 약자에 나누어주면 소비가 증가하여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고, 시장에 개입한 정부 지출을 늘이면 경제의 뼈대가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론인데, 이러한 좌파 정책은 베네수엘라, 그리스의 몰락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실패한 정책임이 검증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에 기업의 설비 투자(I)는 –10.8%로 크게 감소한 것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객관적 제3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는 모두 현재 한국 정부의 좌파적 경제 정책은 실패의 지름길로 가고 있는 것이므로 하루 속히 그 실패를 인정하고, 세금 주도 성장 정책을 수정 또는 철회하고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좌파란 시장 친화적 정책보다 정부 개입적 정책을 선호한다. 정부 지출로 복지 수준을 높이고 시장을 수정하려면 막대한 세금이 필요하므로 민간 부분 경제의 의욕을 죽이고 민간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므로 고용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보수 우파 역시 국민의 복지 수준을 높이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유 시장 경제 질서를 무너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회적 신뢰 수준에 합당한 수준에서 결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좌파는 시장 경제 질서가 무너지고 경제 성장이 무너지더라도 복지 수준을 최대한 높이려고 한다. 그러므로 복지 수준에 관한 좌우의 대결 구도에서는 무조건 좌파가 이길 수밖에 없다.

감성주의 좌파들은 이성과 논리보다 진영 논리로 결론에 과정을 맞추어가고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들으며, 보고 싶은 현상만 바라보며,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있다. 통계의 함정을 악용하며 거짓 선동에 몰두하고 있다.

건설은 오랜 시간을 요하지만 파멸은 순식간이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사랑하는 우리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평화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경제 폭망의 길로 가고 있다.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로 풍요로움에 익숙한 우리 국민들은 언제까지 이러한 좌파적 정책에 대하여 ‘설마’하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방관하고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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