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미시의회 행정감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논란이 발생했다. 행정 집행에 대한 공정한 비판이 살아넘쳤는가 하면 사적인 감정을 극복 못하고 우회적으로 공격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 세계일보 사진 켑쳐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된 6월4일 첫날, 장세구 의원은 의회 운영위원회 행감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열린 의회’를 표방하는 의회 의원실에는 누구든지 시민이면 방문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스스로가 권한 밖의 일을 행사함으로써 ‘갑질의원’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방문 제한을 요구한 일부 의원들에 대한 점쟎은 훈수였다. 이런 가치관을 지닌 의원이 구미시 의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월의 의정활동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몰려다니는 언론의 취재 행태 때문에 공무원들이 공적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집행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했고, 이에 대응하듯 최근 홍보관실은 “단위 부서별 직접 취재로 직원들이 고충을 겪는 만큼 개별적으로 취재할 경우 홍보 담당관실로 연락해 협조 요청을 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일부 언론의 파행적인 행태 때문에 공적업무의 진행을 우려하는 홍보관실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자칫하면 취재를 제한하는 압력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념할 필요가 있다. 파행적 행태는 일부에 불과하다. 구더기 무서워 ‘ 장담글 수 없다“는 옛말이 새삼스럽다.하지만 취재제한 요구를 구미시의회 일부의원들이 했고, 이를 집행부가 받아들였다는 점은 간과할 대목이 아니다.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개연성을 갖고 있다.
온라인까지도 청와대 출입을 하도록 하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론 방침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 때문에 기존의 오프라인 언론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그로 말미암아 노 전 대통령은 그들로부터의 반격을 감수해야만 했다.탄핵정국을 만든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언론 독재를 타파하고, 동시에 언론의 자유 확대를 지향하도록 하겠다는 노 전대통령 당초의 가치관은 옳았지만, 결국 수백만원이면 창간이 가능한 온라인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게 하는 요인을 제공했고, 이는 바로 사이비 온라인 양산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남겼다. 그 양상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으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해서 구미시가 의회 일부 의원들의 취재 제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의 취재 행위 때문에 공무원들의 업무 수행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는 일부 의원들, 어불성설이다.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일선 공무원들은 “일부 의원들이 수없이 요구해대는 행정사무감사 자료 준비 요구 때문에 복사기는 쉴 날이 없고, 시도 때도 없어 불러대는 의원들의 호출 때문에 시민을 위한 행정을 올스톱해야 할 지경”이라는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평소에도 “일부 의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의원실로 불러들이고, 공적인 업무 때문에 의원실을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했는데도 불구하고, 부응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을 당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언론의 취재행위로 공무원이 본연의 업무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이 유독 행감 자료를 터무니없이 요구하고, 시도때도 없이 해당공무원들을 의원실로 불러들이는 어불성성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렇다면 그들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 행감에서도 늘 빈 좌석은 절반을 차지했다. 그 시간에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경북정치신문이 행감 기간 동안 자리를 비운 의원들을 시간대별로 분석하고 있고 이를 공개하려는 것은 현재의 구미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정도를 떠나 ‘갑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권한 밖의 일을 행사함으로써 ‘갑질의원’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장세구 의원같은 겸손지덕한 제2, 제3의 의원들이 늘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