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 전면 보이콧, 명분 없는 억지 주장
강성, 온건,분파주의로 가는 구미 민주당
민생경제 살려달라는 시민 요구 역행
민주당 소속 전의원 반대했다면 자당 의원 제명 없었을 것
내부의 문제, 외부로 돌리는 건 비겁한 행태
집권여당이라는 사실 환기해야
민주당 출신 민선 구미시장 시대에 역행
위기의 중앙당에 짐 하나 더 얹히는 민주당 의원들
<사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구미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냈다. 보수의 상징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경북 구미에서 시민들이 내린 고뇌에 찬 결단은 전국적인 이슈메이커로 급부상할만 했다. 사실상 사건이었다.
구미경제를 침체의 늪 속으로 침몰시킨 보수 정당에 대해 시민들이 내린 엄중한 심판은 겨울 한파만큼이나 가혹했다. 이러한 대사건의 이면에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정치적 관행에 안주해 민생과 지역경제를 외면한 채 공천권자를 우상처럼 받들어 온 보수 정치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처럼 반대급부의 추동력에 힘입어 태생한 이들이 바로 구미시의회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9명 의원(비례대표 1명 사퇴)이었다. 23명의 의원(자유한국당 12명,민주당 9명, 바른미래당1명, 무소속 1명) 정수 중 과반수에 근접하는 진보 성향 의원들을 잉태한 정치사적 사건은 보수당의 입장에서 보면 ' 구미시민들은 이단아'였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구미시민들이 진보정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하루아침에 시민들의 정치적 정서가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적폐청산을 해 달라는 것도 아니었고,상왕의 자리에 앉아 공무원들에게 갑질을 해 달라는 것도,서로 갈리어 패싸움을 하라는 분파주의를 요청한 것도 아니었다.
가도가도 뜨약볕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황톳길처럼 피와 땀을 모두 내 주어도 어렵고 힘든 경제 한파를 막아 줄 답안을 보수 정당의 정치인들로부터 찾을 수 없다는 좌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흰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라'는 구미시민의 실용주의적 요구에 부응해야만 한다. 그게 시민들로부터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은 심부름꾼인 민주당 의원들이 감당해내야 할 몫이 아닌가.
그러나 이러한 시민적 바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민생과 지역경제를 살려달라는 시민들의 절박한 하소연을 무시한 채 의정활동을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불난집에 불을 꺼 달라고 땅을 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5일 열린 구미시의회 본회의에서 의장직 사퇴 요구수용을 조건부로 내걸고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어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의무수행을 위한 의정활동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앙당이 장외로 나가는 야당을 붙들고 민생을 도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고 읍소 하는 마당에 경북 구미시의회에서는 반역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원들의 행태는 어떤 이유로도 시민들로부터 이해를 구할 수 없다. 특히 야당을 다독이면서 벼랑으로 몰린 민생경제,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힘을 도모하자고,손을 부여잡아도 모자랄 판국에 집권 여당의 시의원들이 억지 주장을 부리고 있으니,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낸 시민들의 심정이 오즉하겠는가.
그렇찮아도 마치 점령군이 된 것처럼 공무원을 상대로 갑질을 해 온 민주당 일부 강성 의원들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마당에 더해 ' 의정 활동 전면 보이콧' 선언 상황을 접하는 시민들이 오즉했으면 '오히려 보수 정치 때가 더 낳았다'고 통탄을 하겠는가.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소속 A모의원까지도 ‘그릇된 선택임을 알면서도 입김이 센 일부 강성파 의원들 때문에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겠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으니, 기 막힐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민에게 정의와 공정 실현을 약속한 민주당 소속 구미시의회 의원들이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데 있다.
◇무엇이 문제였나
민주당 소속 의원의 대표발의에 의해 구성된 윤리위원회는 민주당 2명, 김태근 의장을 위시한 3명의 자유한국당 의원 등 5명을 회부했고, 양당 소속 위원들은 회부된 의원들의 징계수위를 놓고 대립각을 격하게 세우는 논란 끝에 의원들의 징계수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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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리위는 이를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21명 의원 전원(해당의원 제외)이 투표결과 민주당 소속 의원 1명 제명, 1명은 경고 의결됐고, 자유한국당 소속 김태근 의장은 사과, 1명은 경고, 또 다른 1명 의원은 수사 중이어서 종료된 이후 윤리위 회부 여부를 논하기로 의결했다.
이에따라 징계 수위가 ‘사과’로 의결된 김태근 의장은 본회의장에서 공식사과를 하는 등 윤리위가 회부한 징계는 법 절차에 따랐다.
이러한 결론 도출에도 불구하고 김태근 의원의 의장직 사퇴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정참여를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한 민주당 의원들의 선택은 억지이거나 특정 의원이 명분쌓기에 여타 의원들이 놀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특히 일부에서는 윤리위 운영 과정에서부터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가 외면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렇다면 본회의장에서 실시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어야 옳은 선택이 아니었겠나. .
지방자치법 제88조에 따르면 지방의원을 징계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며, 이중 최고 수위인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당사자를 제외한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자당 소속 의원의 제명에 모두 반대했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투표에 참여한 7명의 의원 중 2명은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 찬성 15표 반대 5표로 특정의원이 제명처리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의원들의 출석한 가운데 진행한 투표 결과 '사과'의결된 후 지방자치법에 따라 본회의장에서 공식 사과를 한 김태근 의장에게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법치 위반이면서 동시에 억지 주장일 수 밖에 없다. 공정과 정의를 목숨처럼 여기는 문재인 정부의 법치주의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
과연 이러한 행태를 시민들이 용납하겠는가. 오히려 자당 의원을 제명에 이르게 한 자신들의 분파주의를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인사가 시장을 맡고 있는 민선 7기 구미시에서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무소속 의원이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자는 마당에 민주당 소속 일부의원들이 이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시민들로서는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간과해선 안된다. 서둘러 복귀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민생경제, 어려움에 처한 지역경제를 살리는 파수꾼이 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야 한다. 이 길이 바로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를 살려달라며 압도적인 성원을 보낸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2002년 10월 대선 후보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지율이 떨어지자, 많은 의원들이 후보교체를 요구하면서 당을 떠나기 시작했다. 당시 대변인이었던 이낙연 총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길로 가라. 큰길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보라”
구미시의회 민주당 내 불협화의 답은 자당 내에서 찾아야 한다. 길을 찾기 힘들거든 잠시 멈춰서서 생각해 보라. 그리고 저마다의 가슴을 향해 이렇게 읊조려 보라.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은 과연 바른가"
<발행인 김경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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