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비용 1조, 13만7천여 명 일자리 창출 방사광 가속기 포항 제외
미래 100년 먹거리 탄소 산업 올인해 온 구미,
한국 탄소 산업 진흥원 전주에 내줄 판국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경상북도의 중추적 도시인 포항과 구미가 공들여 추진해 온 대형프로젝트가 타 광역도시에 뺏기면서 도민들을 실망케 하고있다. 이 때문에 경북도와 포항, 구미시를 꾸려나가고 있는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핵심이 바로 한국탄소산업 진흥원과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이다.
◇한국 탄소 산업 진흥원
융복합 탄소 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기획재정부 2015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은 구미 중심의 탄소산업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국비 2천175억 원, 지방비 255억 원, 민자 2천570억 원 등 5천억 원이 투자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구미 하이테크밸리 내(5 국가산업단지) 66만1천㎡(20만 평)의 부지에 조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소 소재 세계 1위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탄소섬유)가 구미에 외자 유치 4천250억 원 (2015~2021)을 확정한 데다 추가 투자를 할 계획이어서 사업 전망이 매우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비덴(포항 소재 인조흑연 기업)을 파트너로 투자유치에 성공해 국내 탄소 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100년 먹거리를 실현할 대망의 탄 소산업 종합컨트롤타워 건립 주도권을 전북 전주시가 쥐는 상황이 됐다.
한국 탄소 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인 ‘탄소 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4월 30일 전북 전주는 축제 분위기였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주인공은 전북 전주를 지역구로 둔 정운천 의원이었다. 그는 2016년 5월 19일 당선인 신분으로 새누리당 지도부를 설득해 2017년 8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결국 3년 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특히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는 기관 신설이 아닌 기존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재정 당국의 의견을 고려해 기존 탄소 소재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중 하나를 지정해 운영하도록 법문을 수정 의결했다.
문제는 기존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회 의견이다. 이게 구미로서는 치명타이다. 기존 기관인 탄소 융합기술원을 설립, 운영해 온 전주가 기술원을 한국 탄소 산업진흥원으로 지정받게 되는 우선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기존 기관인 탄소 융합 기술원을 운영해 온 전주로서는 선방을 친 셈이다.
또 탄소 소재 제품의 시장을 넓히려면 충분한 실증을 거쳐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 또한 전주가 앞서 나갔다. 전라북도는 전주의 탄소특화 국가산단과 군산, 완주 등 1백80여㎢에 오는 2024년까지 탄소섬유 실증 연구는 물론 관련 기업 제품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탄소 융복합산업 규제 자유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년의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였어야 할 경북과 구미의 리더들이 나태한 처신이 결국 탄소 산업의 주도권을 전북 전주에 내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 경북도청이 들어선 신도시. 사진= 경상북도 제공 |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후보지 선정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는 침체한 포항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건립비용만도 1조원 정도로 2022년에 공사를 시작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주변에 첨단·바이오·신소재 분야 기업을 유치하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기초과학 지원연구원(KBSI)이 방사광가속기가 지역에 유치되면 6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13만70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할 만큼 미래가 창창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6일 차세대 다목적방사광 가속기 후보지로 포항이 탈락하고, 나주와 청주가 우선 협상지역으로 선정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7일 입장문을 통해 경북 포항은 1994년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건립된 이후 25년간 가속기 운영에 필요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숙련된 엔지니어와 연구원 등 가속기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가속기가 유치된다면 명실공히 가속기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포항이 우선 협상 지역에 배제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떠나는 버스 뒤에서 돌아오라고 외치는 격에 다름없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