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미국 눈치 살피며 역할 스스로 제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 국제사회 고립 심화할 것’
↑↑ 2018년 4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평화의 집으로 안내하는 문재인 대통령, 담소를 나누며 큰 손짓과 함께 웃고 있다. 문대통령 뒤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얼굴이 보인다. / 사진 = 청와대 캡처
[경북정치신문=서울 강동현 기자] 북한이 평화의 상징체인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시계 제로 상황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북한에 진보적 노선을 취해 온 정의당마저 16일과 17일 연이은 논평을 통해 ‘무모한 행동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미국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역할을 스스로 제한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일부 보수정당이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때마다 ‘수구적(守舊的) 인식’으로부터의 탈피를 강하게 훈수해 온 정의당이 북한의 행동과 문재인 정부의 역할을 양비론적 시각에서 접근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살포 직후 위협적 발표를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화가 난다고 밥상을 모두 엎어버리는 행위’ 자제를 촉구해온 정의당은 북한이 16일 오후 한반도 평화의 상징체인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이를 ‘무모한 행동’으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 2018년 4월 27일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 설치된 김중만 작가의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 앞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 사진 = 청와대 캡처 |
이어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남북 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자,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던 정의당은 과감한 역할 부재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원인을 제공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4.27 판문점 선언, 9.19 남북군사합의 등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 온 성과물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하면서도 미국이 하노이 선언을 무산시킨 이후 새로운 해법을 강구해야 할 문재인 정부가 미국이 허용하는 범위 아래에서 역할을 스스로 제한함으로써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갈 수도 있는 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진보정치를 표방한 정의당마저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의 무모한 행동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적 처신’ 이라는 양비론적 시각으로 접근할 만큼 짙은 안개 전선이 한반도를 억누르고 있다. 더 이상 치고 나갈 경우 폭우를 쏟아내면서 어렵게 가꾸고 일구어온 평화지대가 일순간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받는 위급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남북 간 협력 강조 발언을 겨냥해 막말을 퍼부으면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엄중 경고’를 예고하는 등 남북 간에 오가는 발언 수위가 임계치를 위협하고 있다.
↑↑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 서명한 후 민중기 화백의 ‘북한산’ 작품 앞에서 포옹하는 두 정상./ 사진 = 청와대 캡처 |
진보 성향의 정치권은 남북관계의 파국이 냉전 관계로 더 악화할 경우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을 최대의 치적 중 하나로 여겨 온 문재인 정부는 그만큼 운신의 폭이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또 미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11월까지 이어지는 북한의 돌출행동이 문재인 정부를 괴롭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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