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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 ‘막말 공격’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그 이유는?..
정치

사사건건 ‘막말 공격’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그 이유는?

김경홍 기자 입력 2020/07/14 22:24 수정 2020.07.14 22:24



미래통합당 “정의당은 민주당 부역 정당, 정의당엔 정의가 없다‘
정의당 “삭발투쟁이랍시고... 가소롭기 짝이 없다. 잘린 머리는 시간이 해결”
“정치 세계는 감정을 쏟아내는 곳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한
  정책과 고민을 쏟아내는 곳” 지적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틈만 나면 미래통합당과 정의당이 막말 공격을 마다하지 않는다. 정의당보다 몸집이 큰 통합당이 선제공격을 하고 정의당이 맞받아치는 격이다. 지난해 7 ~ 8월 병사월급 인상과 조국 사태 과정에서 일전을 벌인 양당이 올 7월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의 조문과 안장 방식,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최저임금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심의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새벽 제9차 전원 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5% 인상한 8,720원으로 결정하자,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참담한 결과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1.5%의 최저임금 인상을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내일을 담보하지 않는 결정과 다를 바 없다”고 규정한 조 대변인은 “ 정부는 코로나 19 경제 위기 상황을 이유로 들었으나 고통이 전가되는 이들이 왜 열악한 저임금노동자여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임금격차가 확대돼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 초래될 수 있음이 자명해 보인다”고 일갈했다.

또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의 4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31.6%로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4~2017년 인상률 29.7%와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산입범위 개악으로 인해 사실상 인상률은 더 낮다는 데 대해 부디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훈수했다.

같은 날 미래통합당은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고용 상황이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인 윤희숙 의원은 혁신위 회의에서 “정권 초반에 무책임하게 최저임금을 2년간 30% 올린 결과 골목마다 키오스크(무인주문기)라는 자동주문시스템이 들어갔다" 면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1.5%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라며, 정의당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8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제공

◇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 방식 놓고도 설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의 추모 및 안장 방식에 대해서도 양당은 신경전을 벌였다.
백선엽 장군이 별세하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백 장군은 대한민국 국군의 초석을 다진 진정한 국군의 아버지이다. 백 장군을 동작동 국립묘지에 모시지 못하면 이게 나라인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은 ‘ 백선엽 씨의 대전 현충원 안장은 부적절, 큰 유감을 표한다’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백선엽 씨는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이 조선독립군 부대를 토벌하기 위해 세운 간도 특설대에 소속돼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장본인이다. 한국전쟁 당시 일부 공이 있다는 이유로 온 민족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일제의 주구가 되어 독립군을 토벌한 인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면 과연 앞서가신 독립운동가들을 어떤 낯으로 볼 수 있겠는가”라며, 미래통합당이 요구하는 현충원 안장 결정을 한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14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류호정, 장혜영 의원이 고 박원순 시장 조문을 거부한 데 대해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히자, 미래통합당은 “대체 무엇을 사과한단 말인가. 그리고 누구에게 사과한단 말인가. 사과해야 할 것은 여권에서 가해지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고, 지금 사과해야 할 대상은 오직 4년의 시간 동안 홀로 고통을 겪었을 피해자”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초선 의원들의 올바른 생각과 용기를 ‘사과’를 통해 ‘잘못’으로 전락시키는 심 대표의 행동을 성숙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려면서 “지난해 조국 사태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외면하고,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사리사욕에 따라 날치기했던 정의당이다”라며 “ ‘정의’는 사라지고, 민주당 2중대를 자처하며 정치적 ‘계산’만이 남아있는 정의당의 씁쓸한 모습을 21대 국회에서도 우리는 또다시 보고 있다”고 비꼬았다.

◇2019년 7월에도 난타전
지난 해 7 ~8월에도 조국 장관 임명으로 야기된 논란과 병사 월급 인상을 놓고 양당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정의당은 청년 디딤돌 정책의 일환으로 병사 월급 100만 원을 제시했다. 부모의 금전적 도움 없이 목돈 1천만 원 정도를 남겨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었다. 이러면서 정의당은 국방예산에서 병사의 인건비는 2조2천억 원인 만큼 국방 예산 비중을 4.2%에서 0.8%만 늘려 5%대로 만들면 되고, 특히 향후 5년 동안 국방 예산은 늘고 병력은 줄어들기 때문에 큰 예산증액 부담 없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이 반격에 나섰다. 당시 김순례 최고위원은 병사들의 군에 복무하는 애국 충정심을 돈으로 호도하지 말라면서 병사에게 월급 100만 원을 줄 경우 연간 추가 소요 예산이 3천7백억 원을 훌쩍 넘고, 결국 제대 이후 장병들이 갚아야 하는 혈세라는 점에서 정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또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조국 임명을 통해 2030세대의 정의와 공정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라면서 청년들에게 안겨 준 좌절감과 절규를 고작 100만 원으로 메우겠다는 정의당의 발상은 국민을 얼마나 우매한 동물로 보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러면서 김 위원은 ‘정의’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를 국민에게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는 청년들을 우롱하는 정책을 철회하고, 조국 파면 국민연대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조국 후보자의 청문회 이전까지 청년들의 삶에 대해 티끌만큼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자유한국당이 이제 와서 청년 정책을 주도해 온 정의당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청년들의 아픔을 단순히 정쟁의 도구로만 이용하는 자유 한국당의 본색을 대놓고 드러내는 것은 용기인지 오만인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병사 월급 100만원 정책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대립각을 세운 정의당은 또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삭발식과 관련 이미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추석 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던 만큼 너무 늦은 타이밍이라면서 삭발 투쟁이랍시고 비장한 결기를 보여주는 현 상황에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또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약자들이 최후에 택하는 방법이라면서 그런 마당에 구성원들 모두가 기득권인 자유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시간이 지나면 복구되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을 택한 것이 아니냐면서 무언가를 걸고 싶거든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나 전 재산 정도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결기가 있다고 인정받을 것이라고 훈수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이후 그를 둘러싼 의혹이 산더미처럼 터져 나올 때 정의당은 정의를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가. 수 많은 이 땅의 청년들이, 수 많은 이 땅의 부모님들이 불의한 현실에 좌절하고 분노하던 그 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가”라고 따졌다.

또 “자당의 의석수를 늘릴 '시커먼 속셈'에 민주당에 부화뇌동한 세력이 바로 정의당이 아닌가”라면서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민주당의 '부역 정당'으로 전락해버린 2중대 정당. 그것이 바로 정의당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의한 현실 앞에 삭발은커녕 바른 소리 한마디 못 하는 정의당은 더는 소의(小義)에 눈이 멀어 대의(大義)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처럼 양당이 주요 현안마다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좌와 우, 보수와 진보로 확연하게 선을 그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그렇더라도 순화되지 않은 언어도구를 앞세워 상대에게 날을 세우는 동물적인 방식은 극복되어야 한다”며 “정치 세계는 감정을 쏟아내는 곳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한 정책과 고민을 쏟아내는 곳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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