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37건 문화재 심의 가결
경북지역 전체의 27% 10건
보물 제469호 구미 해평면 낙산리 삼층석탑도 조건부 가결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 ⇢ 태양광 확대 문화재 훼손 초래⇢특정 세력에 막대한 이득 몰아주는 난개발 가능성
↑↑ ▲ 보물 제551호 청주 가덕면 계산리 오층석탑 문화재 보호구역 인근 태양광 허가구역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구글어스) / 사진 = 김예지 의원실 제공 |
↑↑ ▲ 보물 제551호 청주 가덕면 계산리 오층석탑 문화재 보호구역 인근 태양광 허가로 인한 산림훼손 (출처 : 구글검색 구글어스)/ 사진 = 김예지 의원실 제공 |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태양광 발전시설이 산사태 유발과 함께 문화재까지 훼손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문화재청은 2016년 12월 15일부터 2019년 10월 8일까지 37건의 문화재를 심사했다. 이 중 27%에 해당하는 10건은 경북에 소재한 문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산사태 유발
8월 들어 쏟아진 집중호우로 667건의 산사태가 발생할 만큼 상황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 상황이 악화하자, 미래통합당은 현 정부의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으로 우후죽순 들어선 산지의 태양광 설비가 원인을 제공했다며,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통합당에 따르면 산지 태양광 설비는 현 정부 초기 급속도로 증가했으며, 이번 장마 기간에 6곳의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토사 유실 등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태양광 설비 공사 과정에서 산림 훼손 및 지반아 약화된 데다 태양광 패널이 햇빛을 최대한 오랫동안 받을 수 있도록 일정 경사 이상의 산비탈을 골라 설치하는 과정에서 나무와 토지 기반을 훼손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산지 태양광 설비 신축 규모가 전년 대비 271% 넘게 급증했고, 2018년에는 170%가 넘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임야에서 총 232만7천495그루의 나무가 잘리고,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산지가 훼손됐다. 태양광 난개발로 훼손된 산은 최소한의 복구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 아래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안정성 검토 또한 외면했다는 게 통합당의 주장이다.
◇문화재 훼손 우려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실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 심의위원회의 태양광 허가 건수는 2016년 1건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8건, 2018년 16건, 2019년 12건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문화재 보호구역과 보호구역 인근에 허가된 태양광 시설은 총 37개소에 24개의 축구장 면적에 해당하는 17만㎡에 이른다.
문화재청이 제출한 태양광 사업 심의현황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은 사적과 민속문화재뿐만 아니라 국가 보물 주변에도 상당수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로 조선 시대 석조 다리인 보물 1337호 육송정 홍교의 경우 보호구역에서 200m 거리에 1,000평 규모의 태양광 시설과 보물 551호 청주 가덕면 계산리 오층석탑의 경우 보호구역에서 270m 거리에 2만 평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시설이 허가돼 경관 훼손과 토사 유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적지의 경우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남 화순 고인돌의 경우 200m 거리에 1,200평 규모의 태양광 시설과 국가지정 사적인 경남 하동읍성의 경우 읍성에서 불과 180m 거리에 4,000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고려청자 가마터로 알려진 부안 유천리 요지의 경우에도 160m 거리에 700평 규모의 태양광 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 태종 때 축조된 하동읍성의 경우 산림벌채와 토사 유출 등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와 문화재 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경남문화재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인 하동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의 허가로 인해 사업이 진행돼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가 아니라 정권의 태양광 개발 논리를 답습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샀다.
태양광으로 인한 문화재 보호구역 훼손의 문제는 국가지정 문화재뿐만 아니라 전국 시도 에서 관리하는 시도 지정문화재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13건이던 전국 시도문화재 주변 태양광 허가 건수는 2018년 27건, 2019년 25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태양광 패널과 문화재와의 거리가 수십 미터에 불과한 곳도 많아 태양광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과 개발업자들의 갈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 경북지역 문화재는 괜찮은가
경북지역은 총 37건 중 27%에 해당하는 10건이 문화재심의위원회의 손을 거쳤다.
▪보물 제674호 영덕 유금사 삼층석탑
영덕군 병곡면 금곡리에 소재해 있다. 2016년 12월 15일 태양광 발전사업 모듈을 설치하기 위한 심의 결과 원안가결됐다. 설치면적은 792㎡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465m이다.
▪국가 민속문화재 영주 무섬마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소재하고 있다. 2017년 6월 13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심의 결과 원안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538㎡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260m이다.
▪사적 제241호 경주 화산리 회유토지 요지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에 소재해 있다. 2018년 9월 19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심의 결과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1,147㎡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82m이다.
▪국가 민속문화재 예천 남악종택
예천군 예천군 용문리 직리에 소재해 있다. 2018년 4월 10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심의 결과 원안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4,427㎡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404m이다.
▪국가 민속문화재 예천 물체당 고택
예천군 유천면 율현리에 소재해 있다. 2018년 4월 10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심의 결과 원안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3,590㎡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480m이다.
▪사적 제183호 경주 효공왕릉
경주시 배반동에 소재해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허가사항 변경허가)를 위한 심의 결과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15㎡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240m이다.
▪사적 제183호 경주 효공왕릉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소재해 있다. 2019년 6월 6월 26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심의 결과 조건부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1,073㎡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70m이다.
▪보물 제469호 구미 해평면 낙산리 삼층석탑
구미시 해평면 낙산리에 소재해 있다. 2019년 7월 18일 테양광 발전 시설 설치(4차)를 위한 심의 결과 조건부 가결됐다. 설치면적은 808㎡이며, 보호구역과의 거리는 240m이다.
▪국가민속문화재 예천 남악종택
예천군 용문면 직리에 소재해 있다. 2019년 10월 8일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심의위에 원안 접수됐다. 설치면적은 4,427㎡이며, 문화재와의 거리는 400m이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김예지 의원은 “무분별할 태양광 확대는 문화재의 훼손을 초래하고, 특정 세력에게 막대한 이득을 몰아주는 난개발이 될 확률이 높다”면서 “홍수로 산사태, 토사 유출 등 태양광의 부작용이 드러난 만큼 심의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밝히고 문화재청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을 통해 ‘생태계 보전을 국정의 우선순위로 삼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나무를 베고 숲을 훼손시키던 태양광 광풍이 이제는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정부의 태양광 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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