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가결에 반발한 정 의장
불신임 의결 효력정치 가처분신청과 효력 무효 소송
대구지방법원, 24일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 임시회 첫날인 8월 25일 정길수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전반기 의장단에 이어 어 후반기 의장단 선출도 정당의 당론을 위배한 반칙으로 진행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의 연속이었다”며 “두 번이나 원칙을 깨고도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분노와 절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사진 = 상주시의회 제공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주도한 지난 8일 불신임안 가결에 의해 2개월여 만에 직에서 물러났던 상주시의회 정재현 의장(63)이 24일 다시 의장직에 복직했다.
대구지방법원은 24일 불신임 가결에 반발해 정 의장이 제기한 불신임 의결 및 의장선임 의결 무효 확인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지난 8일 의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안창수(56) 의장은 16일이라는 최단명 의장직 수행, 정세현 의장은 불과 3개월도 안 된 짧은 기간 동안 의장에서 의원, 의원에서 다시 의장으로 복직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불미스러운 상주시의회를 다시 꾸려가게 된 정 의장은 25일 ‘상주시민에게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 의장불신임 사태는 저의 불찰로 인해 일어났지만,
결국엔‘정의와 선(善)이 이긴다’는 큰 교훈을 저에게 안겨주기도 했다”면서 “의장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밝혔다.
또 “ 아직 본안소송은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지만 , 지난 8일 의결했던‘의장불신임 안’자체가 지방자치법 제55조 제1항(의장불신임 규정)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 지방의회 의원은 민의를 제대로 읽고 올바른 의정활동을 하라 ’는 시민 여러분이 주신 소중한 사명을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 그동안 지역 내에서 오간 온갖 말들과 추측, 그리고 오해와 갈등 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상주시의회와 상주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더 열심히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며, 사과문을 이어갔다.
◇어떤 일이 있었나
정재현 의장(63)이 지난 8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주도한 불신임안 가결에 의해 2개월여 만에 직에서 물러앉고, 국민의힘 소속 안창수(56) 의원이 새 의장에 당선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불명예 퇴진한 정 전 의장이 당장 불신임 의결 효력정치 가처분신청과 효력 무효 소송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지방자치법 제 55조 (의장 불신임의 의결) 1항은 지방의회 의장이나 부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정당 공천제가 낳은 파행
17명 정원에 국민의힘 13명. 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 상주시의회가 지난 7월 3일 정재현 전반기 의장이 안창수 의원을 11대6으로 누르고 당선되면서 불협화음은 예고됐다. 6월 말 국민의힘이 자체 의장후보 내정 투표에서 차기 의장 후보로 선출됐으나 본 선거에서는 낙선했기 때문이다.
결국 후유증은 지난 8월 25일 열린 제202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정길수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정재현 의장이 사퇴를 요구하면서 가시화됐다.
이날 정의원은 “전반기 의장단에 이어 후반기 의장단 선출도 정당의 당론을 위배한 반칙으로 진행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의 연속이었다”며 “두 번이나 원칙을 깨고도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분노와 절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 진행 발언에 나선 신순화 의원이 “의장이 공식적으로 주최한 의원간담회에서 사퇴한 김동수 산업건설위원장의 처리는 어떻게 되었나, 임시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정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의장은 “정식으로 문건으로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경색됐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거듭 “의회 운영 규정에는 문서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며 “의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정회를 하고 의원들 간에 의견을 나누자”라고 요구했으나, 의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전체 의원 17명 중 11명의 의원이 퇴장하자, 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처럼 이후에도 타결점을 찾지 못한 상주시의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2일 정재현 의장은‘임시회 의사 일정 차질에 따른 상주시의회 의장 입장문’을 통해 “특정 당의 정치적 당론이 상주시의회의 입장이 될 수 없다. 상주시의회가 초당적 입장에서 의원 개개인이 본연의 임무를 다하면서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개회식 후 회기 결정의 건 의결 직전에 일부 의원들의 퇴장으로 인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임시회에 처리 예정이었던 조례안 심사, 현장 방문 등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하고 당초 계획된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고 밝힌 정 의장은 “제8대 상주시 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불법행위 없이 치렀으나, 선거 결과(17표 중 의장 11표·부의장 10표)를 수용하지 못하는 일부 의원들께서 행동으로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온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거듭 “ 특정 당의 정치적 당론이 상주시의회의 입장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불신임안 가결
10명 의원이 공동 발의한 정재현 의장 불신임안은 △8대 전반기와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당내 경선으로 결정된 후보가 있음에도 의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문제 △바르지 못한 행동으로 의회 위상과 품위 손상 △본회의 회의록 허위 작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8일 오전 11시부터 열린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정재현 의장의 불신임안은 전체 의원 17명 중 정 의장을 제외한 16명이 투표에 나서 찬성 10표, 반대 4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이어 진행된 의장 보궐선거에서 11표를 얻은 안창수(56) 의원이 새 의장으로 선출됐다. 안 의장은 6월 말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자체 의장후보 내정 투표에서 차기 의장 후보로 뽑혔으나 실제 선거에서 떨어졌었다.
한편 안 의장은 “마음이 참으로 암담하다. 화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7명의 의원을 한 가족이라 생각하고 화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족한 점이 많고 앞으로 험난한 일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동료의원 여러분께서 성심성의껏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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