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박세채 의원, 이지연 의원, 장세구 의원

[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구미지역 파크골프장은 인기 만점이다. 무료인데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툭하면 벌어지는 일반 시민과 특정 단체 간의 알력은 ‘민원 제조기’의 원인 제공자다.

관리 요원들이 옷을 갈아입고 오찬과 휴식 공간 제공을 위해 마련한 일부 컨테이너는 사실상 특정 단체의 소유물이다. 마치 파크 골프장을 자신들의 소유물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은 종종 술판까지 벌인다는 지적이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전면 무료화가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들이 이용 시민들 사이에서 나돈다. 구미시민과 대구 등 타 지역 주민들이 얽히면서 화장실이 애완견 부설물 쓰레기장으로 전락했는가 하면 진출입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혼란을 초래한다. 이래서 유료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구미시민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이유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감독할 부서와 담당자는 있는가. 물론 구미시청에는 있다. 그런데 조직 개편을 하고 나면 담당 부서가 바뀌고, 정기, 수시 인사 후에는 담당 공무원이 바뀐다.

이러다 보니 책임 소지가 분명하지 않는 이유이며, 파크 골프장 관리 운영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원인이다. 이래서 의회는 늘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2019년 의회가 신랄하게 비판한 파크골프장의 파행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회의 지적에 대해 구미시가 ‘추진 중’이라는 답변을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계를 2019년으로 돌려보자.
당시,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문제점을 의회는 간과하지 않았다. 특정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야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횡포로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민원을 접수한 의회는 업무보고와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19년 2월 말 건설수변과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신문식 의원은 ”특정 단체의 횡포는 악덕 행위“라며 ”현장실태를 조사해 구미시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당시 건설수변과 과장은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혀 의회로부터 반발을 샀다.

장세구 의원은 또 ”특정 단체가 파크골프장을 사유화하는 횡포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라며, 근본적인 관리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안장환 의원은 ”구미시가 소유하고 있는 테니스장과 수영장도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파크골프장에 대해서도 유료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그래야만 시설물을 아껴쓰는 등 책임감 부여와 함께 시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양진오 의원은 또 ”파크골프장 활성화 및 효율화를 위한 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할 필요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건설수변과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21년 11월 26일 구미시는 파크골프장을 2022년부터 구미시설공단(현 구미도시공사)이 위탁받아 유료로 운영한다는 내용의 ‘구미시 낙동강 파크골프장 관리운영 위탁 동의안’을 제출했고, 의회는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의회의 노력이 2년 만에 결실을 본 셈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구미시설공단이 위탁받아 유료로 운영하겠다는 의회와 시민에게 약속한 구미시의 동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파크골프장 양성화의 문제점이 있었다는 게 시측 해명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타 지자체는 양성화한 파크골프장을 우선 대상으로 위수탁 협약을 체결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음성 단계의 파크 골프장은 법적으로는‘ 정상적인 체육 시설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성화로부터 자유로운 골프장부터 먼저 위탁해야 옳은 수순이 아니었나.“는 의회와 시민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의회도 문제가 있다. 위탁 계약 기간이 경과한 전후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중진 의원들조차 ‘얼렁뚱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14일 구미도시공사 행정사무 감사에서 이지연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의원 재직 기간이 많아질수록 시정, 개선보다는 권고에 무는 경향이 있다’는 항변은 파열음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파크골프장을 시설공단(지금의 도시공사)으로 위탁하겠다는 구미시의 대시민 약속 위반은 언제까지 지속되는 것일까. 지난 14일 이 문제를 박세채·장세구 의원이 짚었다.

→파크골프장 위탁 관련 박세채·장세구 의원과 도시공사 사장 간의 질의 응답 요지

→박세채 의원(산업건설위원장/ 이하 박 의원) “많은 시민들이 좋아하고 있지만 특정인들이 파크골프구장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행세하면서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언제 파크골프장을 도시공사가 맡나. 시설공단에서 공사로 바뀐 지가 6개월이 됐다”

 ▶구미도시공사 사장(이하 사장) “조례개정 등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내년 초 가능하리라고 본다”
→박 의원 “공사는 일정 부분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구미시민에게는 저렴하게 1-2천원, 타지역 주민에게는 5천-1만원으로 유료화해야 한다.”

 ▶사장 “...”
→장세구 의원(이하 장 의원) “의회가 조례제정(동의안) 당시 위탁 기간을 2022년으로 했다. 이미 위탁 기간을 어겼지 않나? 언제까지 약속을 어길 것인가.”

 ▶사장 “골프장 양성화 과정이 있었다. 조례개정 등 절차를 밟고 있다.
→ 장 의원 ”위탁을 서둘러라“
→이지연 의원 의사진행 발언 ”중진일수록 무게감이 실린다. 하지만 왜, 중진일수록 시정, 개선보다는 권고에만 무게를 두나“

한편 2021년 구미시에 따르면 일일 760명, 연간 22만 명이 이용할 만큼 7개소의 파크골프장은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당시 양진오 의원의 요구로 시가 발주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저렴한 이용료로 위탁을 할 경우 연간 14억 원이 소요되고, 6억 5천만 원에서 7억 정도의 사용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관순 기자 gbp1111@naver.com
사진=경북정치신문
경북정치신문/k문화타임즈 공동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