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예 생산단지, 구미관리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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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5년간 매년 5억 3천8백만 원의 임차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원예생산단지를 낙찰받은 (주)주노가 2차년도인 2016년 박향과를 재배했으나 전혀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했다며 구미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12월 13일 대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앞서 주노는 결국 2차년도인 2016년 5월, 임차료 납부를 거부했고, 시로부터 계약 취소통보를 해오자, “시설물이 불량한 상태에서 임차인을 속이고 임대를 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해 7월 구미시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반면 시설물 노후를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불량한 시설물 때문에 박향과 재배가 실패했다는 임차 법인의 주장과는 달리 시는 주된 원인을 미숙한 재배기술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점유이전 임시처분신청과 시설물 명도 소송 등 3건에 대한 소송에 들어갔다.
이와함께 시는 임대 당시의 보증채권 5천만 원에 대해서도 지급이행을 신청했다. 하지만 주 노 측은 재판 중이기 때문에 보증금을 지급할 수 없다면서 지급정지를 신청했다. 주모의 체납 임차료는 2017년까지 6억 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과 결정이 어떤 결론을 낳게 되는지를 원예생산단지의 현실 앞에서 새삼 절감하게 된다”는 A 모 의원의 당시 발언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결국 총 461억 원의 사업비 중 146억 원의 채무를 안고 1996년 출발한 원예생산단지는 이후 4년여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고, 결국 귀향해 농민의 길을 가려던 젊음은 눈물을 곱씹으며 돌아서야 하는 현실이 됐다.
한편 시 관계자는 “대법원 기각 후 아무런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내부 검토 중”이라면서 “운영을 위한 용역 의뢰도 범주 안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 의회에서도 논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구미시의회 의원들은 구미시 농정 정책을 비판했다.
안정환 의원은 “적자투성이의 원예생산단지를 임대하게 된 주된 이유는 임대를 통해 적자를 만회하려고 한 데 있다”고 강조하고, “임차 농가가 앞으로도 시설보수비로 수십억 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편성된 5억 원의 예산을 활용, 계약 파기 차원에서 임대료를 되돌려 주고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윤종호 의원은 그러나 “1회에 한해 시설보수비로 5억 원을 지원해 주는 조건에 한해 제출된 예산을 승인할 수 있다”면서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임대한 만큼 원예생산단지를 떠맡겼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선산 출장소장은 “97년도에 설립된 원예생산단지의 시설물은 18년이 지나면서 노후 정도가 심각한 상태”라면서 “전체적으로 보수할 경우 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한해 시설물 보수를 지원해 준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며 의회차원의 협조를 호소했다.
“부실한 시설물을 임대했다”는 사실을 구미시가 스스로 인정한 셈이었다.
■수백억 혈세 날린 원예생산 단지
원예 생산단지는 애초 옥성면 낙동강 변에 11만 평 규모로 총 461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한 가운데 1996년 구미시설 원예개발공사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대규모 첨단 꽃 농단을 조성해 직접 운영하고, 일부는 농가에 분양해 화훼 수출과 고용창출을 통해 구미시 재정확충 및 참여 농민의 소득증대를 도모한다는 장밋빛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적자의 늪으로 빠져든 2000년 6월에는 구미원예수출공사로 상호가 변경되었고, 2011년에는 구미시설공단 원예사업팀(원예수출공사 통합)으로 흡수됐다. 이처럼 혁신 수준의 구조조정에도 2014년 한 해만도 전출금이 86억 원에 이를 만큼 원예사업팀은 매년 선산 출장소 농정과 농업예산으로 적자경영의 골을 메꿔왔다.
2014년 1월 22일부터 6월 25일까지 실시한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의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현 상황에서 적자를 더는 누적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매도 조건부 임대 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임대와 매각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원예생산단지를 더는 운영해선 안 된다는 사실상의 폐쇄 선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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