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이어 일본수출규제도 지자체, 정치권 시각 상이
↑↑ 6월14일 김천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장 간담회 참석해 도지사에게 현안사업을 건의하고 있는 김충섭 시장(무소속)
일본수출 규제
김천시‘일본공무출장 중단·불매운동 지지’
김천출신 송언석 의원 ‘한일청구권 협정에 개인청구권이 포함’
사드 배치
박보생 시장 ‘김천인근지역 사드배치 철회’촉구
이철우의원 ‘사드배치 반대하면 국격에 문제’
경북 김천시민은 대형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혼란스럽다. 사드배치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대일 감정이 악화하면서 지자체와 정치권이 서로 다른 견해차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시승격 70주년을 맞은 경북 김천시는 역사와 전통의 도시다. 1949년 대구와 함께 같은 날 시로 승격된 김천시는 항일 운동의 고장이기도 하다. 1907년 이후 허위의 의병부대는 김천과 지례등지에서 일본군과 연일 교전을 벌였다.
1919년 3.1운동 당시인 3월24일과 4월5일, 개령면에서는 3월24일부터 4월6일까지 만세운동을 이어갈 만큼 민족의식이 강한 곳이 김천이다.자존심이 강하고 단결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지자체와 정치권이 서로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잠잠해지는가 싶던 김천출신 송언석 의원의 대일발언 논란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일식집에서 일본의 주류인 사케를 주문했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주장’과 사케가 아닌 국내산 청주였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공방전을 벌이면서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양당은 대변인은 3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직후 일식집을 찾아 사케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러자 민주당 대변인은 사케가 아닌 국내산 청주였다면서 우리 국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우리 청주를 주문한 이해찬 대표에 화살을 돌릴 것이 아니라, 아베 내각과 동일한 주장을 펼치는 송언석 의원 등의 매국적 발언 등 자유한국당 내부의 ‘토착왜구 세력들’부터 비판하고 정리하는 것이 순리라고 맞섰다.
◇사드배치 이어 대일문제까지 시각차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일 YTN ‘노종면의 더뉴스’에 출연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개인청구권이 포함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만약에 청구권 협정이 그동안 개인의 청구권이 남아 있었다고 하면 왜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도와 1970년도 등 두 번에 걸쳐서 특별법을 만들어서 국가가 보상을 해 줬냐”며 “보상을 해 줄 때 개인의 청구권도 다 포함하는 걸 전제로 해서 개인한테 보상을 해 줬다”고 주장했다. 이러자 일제강점기 일본 기업들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개인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아베 정부와 같은 맥락의 주장을 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토론에 함께 나섰던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은 여전히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일본의 주장에는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며 “제가 일본의 외교장관하고 (토론)하는 게 아니지 않나. 어떻게 철저하게 일본의 입장을 그렇게 똑같이 (따라가냐). 이해를 못 하겠다”고 비판했다.
김천출신 정치권의 대표격인 송언석 의원의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한 발언이 있기 이틀 전인 7월30일에는 △경북 김천을 비롯한 안동과 영덕△서울 종로, 용산, 성동 △대전 중구 ·서구 △경기 수원, 안산 △전북 군산, 정읍 등 52개 지자체로 구성된 ‘일본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연합’서울 서대문구 형무소 역사관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규탄 대회를 열고 일본공무출장 중단·불매운동 지지"의 일환으로 일본 방문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일본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연합(지방정부연합)은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규탄대회 참여 의사를 밝힌 지자체들이 모인 협의체다.
이들 지자체는 일본방문 전면 중단과 함께 수출 규제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일본 자매도시와의 결연 중단이나 공공기관 조달 제품 구매 시 일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국 226개의 기초지자체과 협의해 지방정부연합을 늘려나가는 한편 중앙 정부에 대해서도 단호한 대응을 하지 않는 등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연합 차원에서 강력한 입장을 밝히는 등 초강경 대응 방침을 확고해 했다.
김천시를 비롯한 전국 52개 지자체가 이러한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인 8월1일 김천 출신 송언석 의원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개인청구권이 포함됐다고 본다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김천시민들은 이전에도 지자체와 정치권의 현안에 대한 시각차이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
2016년 8월 18일 당시 박보생 김천시장과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시의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 성주골프장 인근 지역의 사드배치 검토 방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박 시장은 "김천시와 시의회는 시민과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시민의 생존권을 지킬 것을 천명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러나 열흘 후인 8월27일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천출신 이철우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정보위원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면 국격에 문제가 있다”며 “만약 지역구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반대한다면 당연히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사드배치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드배치에 이어 대일 문제를 놓고 지자체와 정치권이 상이한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김천시민들은 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깊은 안개의 강을 건너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어떤 인식의 고기를 건져올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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