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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의회가 ‘요지경 국회’의 축소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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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의회가 ‘요지경 국회’의 축소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경홍 기자 입력 2019/08/17 23:24 수정 2020.01.30 18:32

↑↑ 구미시의회 본회의장


사설>
1998년 10월8일 일본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드라마틱한 역사를 써 내려온 양국간의 역사를 떠올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약 400년 전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년간과 금세기 초 식민지배 35년간입니다. 이렇게 50년도 안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또한 이는 그 장구한 교류의 역사를 만들어 온 우리 두 나라의 선조들에게, 그리고 장래의 후손들에게 부끄럽고 지탄받을 일이지 않겠습니까?(중략)

나는 오늘 오부치 총리대신과 정상회담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이 공동선언을 통해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를 표명하였고, 나는 이를 양국 국민간의 화해와 앞으로의 선린우호를 향한 일본 정부와 국민의 마음의 표현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이 선언이 한・일 양국 정부간의 과거사 인식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입니다“

한국에 대해선 유달리 자존심이 강한 일본 의원들이었지만, 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진실을 향한 진솔한 외침의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대북관계, 소득주도의 경제 정책, 대일본 대응방안 등 국가적인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여와야는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다. 객석의 국민들은 불안할 뿐이다. 어느 한 순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100% 순백도의 정의와 진실도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화를 통해 타협할 이유가 존재하는 아니겠는가.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여와 야가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이분법적 아집에 골몰해 있으니,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꼴이 된 셈이다.

극한 대치를 밥먹 듯 하고 있는 지금의 정치적 대립상황에서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런 연설을 할 정치인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5천년의 역사 속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 한 핏줄입니다. 5천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소중한 공동체의 자산을 물려받았습니다.
상대의 당은 우리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했고, 우리 당 역시 고집해 온 일정 부분을 양보했습니다. 우리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헌법 기관입니다. 우리들의 정쟁이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한국을 여는 건전한 경쟁자로서 국민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절대적인 정의와 진실은 없는 법입니다.“

구미시의회가 혼란스럽다. 특정사안을 두고 여야간에 고성이 오가고 막말이 오간다. 일부 의원들은 집행부에 대해 고압적인 자세다. 중진의원들의 역할도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언론도 문제다. 회의 과정에서 오간 고성을 두고 구미시의회가 막장 드라마를 쓰기라도 하는 듯 보도를 해 댄다.
산업건설위원회가 비회기 중 긴급 회의를 갖고 일본 수출규제에 능동적, 이성적으로 대응한 의정활동 등은 관심의 대상에 오르지조차 못한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당공천제를 반대해 왔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정쟁으로만 일삼는 중앙정치권에 예속되지 않겠다는 이유에서였다.그런데 최근들어 구미시의회가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여와 야의 열차’를 닮아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미시민들이 민주당에게 힘을 실은 것은 이데올로기적 가치에 의한 결정이 아닌 실용주의적 가치 판단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유권자인 시민을 경시하고 중앙당 눈치나 보는 보수당’으로서는 침몰한 구미경제를 재건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가 민주당에 힘을 실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구미공단의 사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상황이 위급할 수 밖에 없다. 전자와 반도체, 탄소섬유 관련 업체들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야 의원들은 어려움 속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구미시민과 경제인, 노동자들의 간절한 바램을 소중히 여기고, 서둘러 ‘경제 의회’로 복귀해야 한다.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구미시민들에게 “경제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되기 위해 공인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 구미시민과 구미를 위해 우리는 너와 나로 나뉘어 비판을 하지만 공익적 가치이념을 위해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선언과 함께 시민을 위한 시민의 의회, 구미경제 회생을 위한 경제 의회의로의 길을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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