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시의회가 9월27일 윤리위가 상정한 의원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했다 |
사설> 구미시의회가 지난 27일 윤리위에 회부된 5명의 의원 중 1명 제명, 1명 사과, 2명 경고, 1명에 대해서는 보류 의결을 했다.
21명의 정원 중 25%에 해당하는 5명을 윤리위에 회부하는 수치스러운 일은 이렇게 매듭됐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도 없지 않았다. 특정사안과 관련 수사 중인 의원에 대해서는 결론이 매듭된 이후 진행토록 한다는 관례와 규정을 깨면서까지 해당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한 행위는 신중치 못했다. 구미시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훼손을 염려했더라면 억지로 윤리위 회부의원수를 늘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은 이뿐이 아니다.
윤리위가 상정한 안건이 의결되기 이전까지 의회는 자유한국당 11명, 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1명 등 21명으로 구성돼 있었다.우연의 일치일런지 모르지만 윤리위에 회부된 의원은 민주당 2명, 자유한국당 3명이었다.
그렇다면 문제를 일으켰다고 판단한 정당은 자당 의원에 대해 자체 내에서 징계절차를 밟는 수순을 먼저 거쳤어야 했다. 기초지자체는 정당공천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의원들 역시 이러한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예견된 상황 악화를 누구보다도 먼저 감지했을 그들은 화합과 새로운 미래질서로 가는 길을 내기 위해 두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어야 했다. 윤리위가 상정한 안건을 처리하는 본회의장에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일부 중견의원의 입장 발표는 스스로도 낮 뜨거운 일이다. 원로와 중견의원의 존재가치가 소중한 이유다.
8대의회가 시작되면서 사태발생 시그널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특정사안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신경전을 벌이거나 심지어 드러내놓고 상대를 비판하는 등 상황 악화로 정회를 밥먹듯 하다시피 했다.
심지어 의회와 머리를 맞대 구미가 처한 경제상황를 극복해야 할 또 다른 한축인 간부 공무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의원실로 불려들어가 호통을 당하기 일쑤였다. 이 뿐이 아니었다.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간부 공무원들은 시의 발전을 위해 문제점과 대안모색을 공유하는 존재가 아닌 마치 청문회에 불려나간 ‘문제 있는 공무원’이 되어야 했다.
호통치기는 다반사였고, 사실확인 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특정사안을 가감없이 공론화 함으로써 공무원들의 공무활동을 위축시킨 사례도 다반사였다.
이러한 상황이 촤악으로 치달으면서 의회로 향하는 공무원들의 걸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40년 가까이 공직의 길을 걸어온 말년 공무원들이 퇴직 1년을 앞두고 들어갈 계획이었던 공로연수를 6개월 더 앞당기겠다는 푸념을 하고, 실제 몇몇 공무원들이 그 길을 선택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의 자잘못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되, 인격을 경시해서는 안된다. 모두가 주인인 민주사회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규범이다.
구미시의회 의원들은 이번을 계기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어렵고 힘든 시민과 침체의 늪에 빠진 구미공단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지자체와 의회가 윈윈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으로 재무장해 주기 바란다.
의회의 활동을 접하는 많은 시민들로부터 “의회가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의회 무용론’을 ‘의회 유용론’으로 전환하는 과제물은 의원들 스스가 풀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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