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도 차오르지 않았는데 홍수특보를 발령하는 재난안전 문자를 믿을 수 있나”
태풍이 불어올 때마다 낙동강 홍수통제소가 김천시민에게 발송하는 ‘김천교 홍수특보 발령’,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가 않다.
지난 9월의 태풍 타파와 10월3일 미탁이 김천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낙동강 홍수 통제소는 수시로 낙동강 지류인 감천에 위치한 김천교 지점을 대상으로 홍수주의보 및 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당시 5m 높이의 김천교 수위는 절반밖에 차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홍수경보가 발령될 당시 시는 하천 수위가 여유가 있다고 판단해 주민대피령 등을 내리지 않았다.
홍수특보는 하천의 수위가 계획홍수량의 50% 초과될 것으로 예상되면 주의보, 70% 초과될 것으로 예상되면 경보가 발령된다.
그러나 환경부는 5m 높이의 김천교 홍수특보 발령 기준을 홍수주의보는 수위 1.5m, 경보를 2.5m로 정했다. 이에따라 태풍‘타파’당시에는 수위가 1.46m, ‘미탁’당시 2.52m를 기록하면서 각각 주의보, 경보가 발령됐다.
환경부가 김천교에 주의보를 발령하려면 수위가 계획 홍수량의 50% 이상인 2.5m 이상, 경보를 발령하려면 70% 이상인 3,5m 이상이어야 한다.
이처럼 기준값이 현실에 맞지 않아 충분히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도 홍수주의보나 경보가 자주 발령되자 한밤중에 김천시민들이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특히 홍수특보 발령 문자알림서비스를 받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자, 시가 태풍 대응에 온 행정력을 집중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시민들을 안심시키기는데 진땀을 흘리며 오히려 태풍 대처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잦은 홍수특보발령으로 시민들에게 안전 불감증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낮은 기준값 설정으로 태풍이 올 때마다 잦은 홍수특보 발령으로 감각이 무뎌진 상태에서 실제로 수위가 차오른 급박한 상황에서 주민대피령 등 긴급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라는 게 시측 입장이다.
더군다나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값 설정에 따른 잦은 홍수발령에도 불구하고 후속대처가 이뤄지지 않자, 많은 시민들이 직접 김천교의 수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시는 태풍 ‘타파’가 종료된 후 낙동강홍수통제소에 홍수특보 발령 기준재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데 이어 후 기준 재검토를 위한 기관간 협의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자연재해 대책기간인 5월 15일부터 10월 15일에 맞춰 태풍, 집중호우 등 여름철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24시간 홍수상황 비상대응체계를 5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지방하천 주요지점에 대해 발령하는 홍수특보 대상지점을 지난해 55곳에서 60곳으로 늘리고 하천홍수 정보제공 주기도 지난해 10분에서 1분으로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고수부지 등 침수 취약지점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비해 70곳이 늘어난 305곳을 지정해 실시간으로 위험단계를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분류해 하천 홍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방하천의 수위를 현실과 동떨어지게 책정하면서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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