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놓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정치가 교육 뒤흔드는 밀실 개편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
[경북정치신문 = 이관순 기자] 정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내놨다.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 수능 비중 40% 이상 △지역 균형 등 사회 통합전형 도입 △논술전형과 어학 특기자전형 폐지 △자기소개서 및 수상경력 등 학종 비교과 축소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 및 방식 공개 확대 △블라인드 입시 확대 등이 골자다.
그러나 조국사태가 촉발한 정시 확대는 결국 ‘입시의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는 또 다른 돌연변이” 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사회 통합전형 도입, 논술과 특기자전형 폐지는 의미 있다면서도 학종 비교과는 방향이 타당하지만 의견수렴 없었던 개편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아기까지 버린다’는 교육 현장 의견은 없는지 살피고 후속 조치를 검토할 필요 있다고 덧붙였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 교육부 제공 |
정의당에 따르면 16개 대학 정시 수능 40% 이상은 세 가지 문제점의 하나로 강남 손들어주기를 들었다. 정부는 논술 전형과 특기자전형 줄이고 수능 전형 늘리는 복안이지만, 서울대 등 2개 대학은 논술이 없기 때문에 학생부전형을 줄여야 한다. 이 부분에서 강남의 강세가 우려된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정시는 강남이 11.9%로 가장 많았다. 강남 3구와 양천구를 합치면 25.0%로써 네 명 중 한 명이 사교육 1번지다. 강남 유리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정시 40%가 되면 강남 3구 합격생이 50.3% 증가한다. 서울대의 2018년 시뮬레이션에서도 확인됐다.
또 번복이라고 지적했다. ‘정시 40% 이상’은 지난해 사회적 결정을 뒤엎는 것이다. 수개월의 공론화 과정까지 거친 결정을 한 번도 적용하지 않은 채 청와대가 번복했다. 대입 안정성을 저해하고, 학교와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고1 학생들은 고교 3년 중에서 1/3 지난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과 만나게 된다.
정의당은 또 청와대는 일관성도 없다며,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5년 유예하면서 정시 확대는 바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학생을 염두에 두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로써 정부가 학생, 특히 고1 학생들의 신뢰이익을 저버렸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정치가 교육을 뒤흔든 밀실개편이라는 비판도 했다. 정부는 안정적인 교육정책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를 공약했다. 하지만 이번 대입개편은 반대 모습이다. 정치적 접근으로 시작했고, 밀실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결과도 낙관할 수 없다. 정시 확대는 핵심 공약인 고교학점제와 상충한다. 2025년부터 전면 시행하는 고교학점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당장 공교육 혁신이 한풀 꺾일 수도 있다. 정시는 확대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여전해 문제풀이 수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강남과 분당 등 수도권의 학원 밀집 지역을 제외한 지방의 타격도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또 “9월부터 석 달 가까이 추진된 대입개편의 결과다. 공정성 강화를 내세웠지만, 불공정의 핵심인 대학서열체제와 학벌 사회는 건들지도 않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둔 개편으로 막을 내릴 태세”라고 꼬집었다.
자율한국당은 또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대입 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개편안을 내놓은 것이 1년 3개월 전인 지난해 8월이라면서 조국 비리가 떠들썩하게 세상에 드러난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은 갑자기 대입제도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불공정을 저지른 조국의 비리를 입시제도 탓으로 돌린 결과라는 비판도 이어갔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갑자기 발표된 이번 대입 개편안이 왜 공정성 강화방안인지 답해야 한다”며 “ 학생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사교육이 유리하고, 부모의 재력이 개입하게 만든 원인부터 소상히 밝혀야 하고, 대통령의 대입개편 지시가 왜 있었는지도 국민 앞에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