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민 구미, 대구 YMCA 전 사무총장/ 사진 = 필자 제공 |
[칼럼= 구미, 대구 YMCA 전 사무총장] 〈맹자〉(孟子) 이루하(離婁下)에 나오는 말로 자기의 오른쪽, 왼쪽 즉 가까이 주변에 있는 것을 취해 그 근원까지 파악한다는 뜻으로 이기주의 《글의 품격》에서는 주변에 맞닥뜨리는 사물과 현상을 헤아리면 일의 근원을 알게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과는 반대되는 행동이 곳곳에서 벌어집니다만 지난 11월 6일 전혀 서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은 일들, 맞닿지 않는 일이라 생각되는 일들이 우리 동네와 미국에서 벌어졌습니다. 하나는 미국의 대선이요, 다른 하나는 해평 취수원에 대한 환경부 설명회 자리에서 일어난 행동이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끝까지 지지 않았다고 하면서 소송도 불사한다고 하는 현직 대통령(미국이 선거나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하는 품격 있는 선거문화라고 들었는데)의 볼썽사나운 반발과 자신의 행정부에서 만들어진 (진행된) 일을 근본적인 모순이라고 우기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전 세계가 바라보고 있고 도무지 번복이 불가한 사안임을 엄연히 알면서도 ‘방 못 빼’ 하며 우기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한편 우리 지역에서는 대구는 절대로 해평에서의 낙동강 물을 가져갈 수 없느니 하면서 북과 장구, 투쟁이라는 깃발과 머리띠, 나아가 노동가요까지 동네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환경부가 설명회를 하려 한다는 소식에 그 진행 자체를 무산시킨 일이었습니다. 집회가 벌어진 바로 옆에 중학교, 어린이집, 초등학교가 있고 때마침 학생들이 왔다 갔다 하는 데 마이크를 잡은 50대의 깡마른 사회자는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을 마치 유행가처럼 부르고 있습니다. 몇 번이나 반복된 입에 담기 힘든 욕설, XX, 사기꾼,.... 차마 글로 옮기는 것조차 내키지 않는 행동을 반복하고 그에 맞추어 박수를 치고 깃발을 흔들며 장단을 맞추는 사람들이 그리 자랑스레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사회자는 몇 번이고 시의원이나 지역의 유지들을 불러 한마디 하라고 부탁했지만, 그들이 진짜 자리에 없는지 사양하는지 몰라도 겨우 두 사람만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었지요. 특히 시 의원 중 한 사람(사회자의 소개 “또 한 번 더해 물라 카는지, 아이마 도의원 해 물라 카는지는 몰라도”라는 말이 듣기에 해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만)은 나름의 논리를 통해서 해평 뜰 앞을 흐르는 낙동강 물을 가져가는 것은 절대 불가라고 합니다.
누구의 말인 참인지,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는 조금의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만 그사이를 기다리지 못한 몸부림이 마치 ‘돈과 권력은 바닷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난다’는 말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합니다.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도무지 포퓰리즘이라는 방식을 통해서(2020.11.10. 경향신문) 해평에서 취수원 반대하는 사람은 나누는 몫에 대한 상의 없이 일방적인 행동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기의 몫에 대한 갈증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필자가 만난 일부 해평 사람의 말입니다. 모두의 의견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구체적으로 그들의 주장은 상수원보호구역 및 개발제한구역의 확대로 인한 재산상 손실, 환경문제로 인한 토지거래 축소로 재산권 하락, 취수로 인한 유지용수량 부족으로 녹조 발생 등 수질오염 증가, 농업 및 공업용수 부족, 5공단 입주업종제약, 구미시가 대구시의 식민지로 전락, 낙동강 하류 지역의 취수원 이전위한 도미노 현상 발생 등 아홉 가지 이유를 들어 절대 불가하다고, 한마음으로 반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구미경실련의 시정, 의정, 도정 모니터링과 대안 성명서에서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제472호, 2020.10.27.), ‘취수원의 상류 이전을 전제한 취수원 다변화 대세, 취수원 상류 이전 도미노=반대는 옛말!’(473호, 2020.10.5.)이라고 해평 주민들의 요청이 잘못되어있거나 모르는 소리(?)라고 최선의 방향을 제안합니다. 줄기차게 구미경실련에서는 강변여과수를 취수해 대구와 공동 사용함으로 상수원 보호구역이 현행보다 1.5km 줄고, ‘2차’공장설립제한지역 범위를 줄이는 방법으로 상당부분 재산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타 지역의 사례를 들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구미YMCA와 구미참여연대는 ‘낙동강 생태 보전이 최선의 방안이고 과제이며 취수원 다변화는 그 이후 낙동강 유역 물관리 위원회 차원에서 협의 체계를 구축함으로 공동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좌우봉원이라는 말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모든 곳에서의 논리적인 해석과 진실을 살피는 가운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트럼프의 추락이 대세로 굳어지듯 우리 지역 해평의 취수원 문제 역시 이런저런 모든 이야기를 살펴보아 그 답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구미시의 입장 즉 성급한 결론의 유도나 어떤 형식의 방안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얻은 후 이모저모를 따져 문제의 근원을 찾아가자는 것이 정답이라 여겨집니다.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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