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 법’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 구미로 탈바꿈해야
북구미 IC 2021년 10월 말 개통, 군위 IC와 연결 통합 신공항 접근성 강화
경산- 구미 간 대구권 광역전철 2023년 말 개통
통합 신공항 건설 준비 순조, 배후도시 구미에 호재
10년간의 숙원, KTX 구미 유치도 획기적 대안 마련 중
↑↑ 구미시는 구미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1년 1/4분기 기업경기 전망을 토대로 수출은 2020년 실적 대비 247억 불보다 9.3% 증가한 270억 불, 생산은 37조 원보다 16.2% 증가한 43조 원을 2021년 경기 운영 목표로 정했다. /사진(구미공단 전경)= 구미시 제공 |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내륙 최대의 공단이 소재한 경북 구미는 KTX 유치 실패 이후 ‘육지 속의 섬’으로 추락하면서 침체의 늪 속으로 빠져들어야 했다. 2010년 김천시 남면에 KTX 김천 구미역사가 개통하면서 몰아치기 시작한 상대적인 박탈감은 정치력 부재와 시정 책임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특히 2010년부터 가시화된 구미공단 소재 대기업의 탈 구미화는 경제적 공동화, 시민적 허탈감으로 확산해 나갔다. 꿈과 희망을 무너뜨리는 부메랑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난해한 접근성을 극복할 SOC 사업들이 가시화되면서 20여 년간 지속되어 온 침체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황 호조에 힘입어 구미시는 구미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1년 1/4분기 기업경기 전망을 토대로 수출은 2020년 실적 대비 247억 불보다 9.3% 증가한 270억 불, 생산은 37조 원보다 16.2% 증가한 43조 원을 2021년 경기 운영 목표로 정했다.
이처럼 옴짝달싹 않던 구미공단 경기가 ‘동면에서 깨어나’ 꿈틀대고 있는 데는 북구미 IC 건설,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의 가시적 성과가 든든한 후원군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권 광역전철망
비수도권으로서 최초인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은 2023년 개통을 목표로 뚜렷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권역을 40분대 단일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구권 광역철도는 기존 운영 중인 일반철도 선로를 개량해 전동차를 투입하는 비수도권 최초의 사업이다. 총연장 61.8㎞ 구간에 구미~사곡(新)~왜관~서대구(新)~대구~동대구~경산 정거장 등 7개소를 설치(개량) 한다. 하루 편도 61회 운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말 국토부가 대구시․경상북도․ 철도공단․철도공사와 경북 구미․칠곡-대구- 경북 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의 원활한 건설 및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항간에 나돌던 준공시기 연기 등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에 따라 2021년 본격적인 공사 진행과 동시에 전동차량을 제작하고, 2023년 상반기 준공 후 종합시험 운전을 거쳐 2023년 말 개통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550만 시·도민이 실질적인 단일 생활권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광역철도 운행 구간에 속해 있는 구미에는 구미역 이외에 사곡역을 신설함으로써 구미공단의 접근성 강화에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구미 IC
당초 계획보다 3년이 지체되기는 했지만 2021년 10월 말 개통을 목표로 하는 구미시 선주원동, 도량동, 지산동 등 북부권의 고속도로 접근성 및 이동성 개선을 위한 경부고속도로 북구미 하이패스 IC 건설공사가 8월 1일 착공했다.
당초 북구미 IC 신설은 심학봉 전 의원이 2014년 10월, 한국 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와의 협의에 들어가면서 가시화됐다.
봉곡동에서 구미 IC를 이용하는 데 따른 30분 이상의 시간 허비와 선주원남동, 도량동, 원호지구, 원평동, 아포읍 일원 등 북부권역 15만여 주민들과 구미 소재 기업들이 기존 구미IC와 김천혁신단지 조성으로 신설된 동김천 IC와의 이격 및 도심 정체에 따른 고속도로 이용 불편 등을 해소해 달라는 요구에 따른 화답 차원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착공에 들어간 북구미 IC는 특히 인근 지역 주민들의 고속도로와의 용이한 접근성, 구미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에 따른 기업 경쟁력이 제고, 구미 IC 교통량 분산에 따른 도심지의 교통정체 해소 외에도 통합 신공항이 건설될 군우소보, 의성비안 지역과의 접근성을 강화해 줄 군위 IC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건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부지가 공동후보지인 군위소보- 의성비안에 선정되면서 배후지역인 구미는 재도약할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 육지 속의 섬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내륙 최대의 공단이 소재한 구미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하늘길을 자산으로 갖게 된 것이다.
특히 통합 신공항 이전부지 확정은 2014년 대구광역시가 국방부에 K-2 공군기지 이전건의서를 제출한 지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써 생산유발액 35조 원, 부가가치 유발액 15조 원, 취업 유발 인원 40만 명(’19.2, 대경연)에 이르는 대역사로 이어진다.
경북도는 대구시와 국방부와 함께 2028년까지 15.3㎢(463만 평) 규모로 총사업비 9조 2,700억 원을 투입해 대구․경북의 신성장 거점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민간공항의 경우 정부 계획인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1~’25)에 충분한 규모의 건설 반영을 요청하고, 핵심 요소가 될 연계 교통망 건설을 위해 주요 노선을‘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1~’30) 및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1~’25)에 지속적으로 반영 건의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한, 공항신도시 구상 및 연계산업 발전 종합계획수립을 추진하고, 공항 이전 주변 지역 지원사업에도 주력해 통합 신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의 미래 발전의 새로운 판을 짠다는 계획이다.
생산유발액 35조 원, 부가가치 유발액 15조 원 등 51조 원 규모의 대역사가 구미를 배후지역으로 하는 인근 지역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 할 것으로 전망된다.
◇KTX 구미 유치
2004년 9월, 김천시 남면으로의 KTX 역사 위치 결정과 2008년 사업착공, 이어 2010년 11월 개통 등 숨 가쁘게 돌아간 KTX 시대 개막이라는 역사적인 상황 속에서 구미시민들은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활용해 KTX를 이용할 경우 30~50분에 이르는 소요 시간에다 수반되는 경제적인 비효율성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시민과 기업인들은 KTX 역사의 김천 입지에 따른 구미공단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당시 경북도와 구미시는 물론 구미 출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국도 지선인 4-1호선 개설을 그 대안으로 들고나왔다.
구미 국가 산업단지에서 KTX 역사가 있는 김천혁신도시 간 동서 연결 도로를 개설을 할 경우 원활한 산업 물류 수송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양 지역 간의 이동 거리를 단축할 국도 지선 4-1호선 지정이 2011년 5월 이뤄졌지만, 왕복 6차선, 20.9킬로미터의 구간을 신설 확장하려고 했던 국도 지선 사업은 4년이 지난 2015년 2월 기획재정부의 중장기 계획검토 요청에 따라 흐지부지됐다. 당시 국회의원들이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이태식 도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경북도에 대해 “국도 지선 조기 사업 확장을 위해 기재부 등 중앙부처를 상대로 한 이해와 설득이 절실한 입장”이라면서 사업추진을 요구했지만 결국 백지화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인과 시민들은 KTX 구미 유치를 들고 나섰고, 이러한 여론을 등에 업고 KTX 북삼 간이역 설치를 위한 절차를 활발하게 진행해 온 심학봉 의원은 2015년 7월 말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그를 의원직 자진 사퇴의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KTX 유치는 탄력을 잃어야 했다.
KTX 구미 유치를 조건으로 엘지 디스플레이로부터 수조 원대의 구미 투자 양해각서 체결을 성사시킨 심 의원으로서는 뼈아픈 역사였다. 그 이후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KTX 구미유치는 커다란 파고를 일으키면서 범 시민적 여론을 형성해 나갔다.
이를 계기로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는 KTX 북삼 간이역 설치와 함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구미-대구-경산 간 광역철도망을 김천 남면의 KTX 역까지 연장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백승주 의원은 일차적으로 경부 고속선 김천 보수기지에서 경부선 간 연결선 2.2킬로미터를 신설해 구미역에 KTX를 정차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선이 김천역을 통해 경부고속선에 연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단기적 방안으로 구미지역 KTX 이용수요 충족을 위한 연결선 사업을 우선 시행키로 하면서 KTX 북삼 간이역 설치 움직임을 백지화시켰다.
백 의원은 당시 공사비 1천132억 원, 시설 부대 경비 89억 원, 용지보상비 47억 원, 예비비 126억 원 등 1천394억 원을 들여 경부고속선 김천 보수기지에서 경부선 간 2.2킬로미터를 신설하는데 3년 정도 경과할 것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KTX 구미역 정차는 기초단계인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조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선을 예타면제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당초 계획한 단기 안인 1차 안은 백지화됐고, 중장기 단계인 남부내륙철도를 활용한 KTX 구미역 정차로 옮아간 상태지만 사실상 현실성과는 거리가 먼 대안이었다.
최근 들어 구미시는 KTX 구미 유치를 위해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구미, 재도약의 발판 마련
산업근대화의 초석을 마련한 구미공단은 70년대부터 2013년까지 40여 년 간 한국을 먹여 살렸고, 한국 경제를 글로벌 경제의 선두에 서게 하는 효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구미공단은 고용 9만 7,238명, 수출 337억 3,500만 불로 정점을 찍은 2013년 이후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여왔고, 2020년 수출은 2013년의 수출액보다 1백억 불가량이 감소한 247억 불, 고용 또한 2013년의 9만 7,238명보다 1만 명가량이 줄어든 8만 3,500명으로 내려앉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꿈틀대기 시작한 구미공단 소재 대기업의 탈구미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으면서도 정치권과 시정책임자가 뒷짐을 지면서 2000년대 진입과 함께 대기업의 구미 이탈은 현실이 됐다. 특히 2010년 KTX 김천 구미역사 개통 이후 구미공단 소재 대기업 경영진은 KTX를 구미에 유치하는 등 접근성을 강화할 경우 추가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으나, KTX 구미 시대의 개막은 요원한 과제로 남아야 했다.
그로부터 10여 년 동안 구미공단은 공동화의 침체기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미공단을 재도약시킬 대형 프로젝트들이 가시화되면서 구미에 희망을 안기고 있다.
‘먼저 일어난 새가 벌레를 더 잡는’ 법이다. 구미공단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둥지를 틀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할 긴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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