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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만에 야당 불참 속 국회의장 선출, 상임위 배분&..
정치

53년 만에 야당 불참 속 국회의장 선출, 상임위 배분•3차 추경 ‘가도 가도 가시밭길’

이관순 기자 입력 2020/06/05 14:02 수정 2020.06.05 14:13

[경북정치신문=국회 이관순 기자]  ‘하늘이 무너져도 5일 본 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언은 현실이 됐다.
여야 의원 중 최고령으로 임시 의장을 맡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사회로 진행된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 등 193명이 선거에 참여해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재석 의원 193명 중 191명의 찬성으로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재석 의원 188명 중 185명의 찬성으로 선출되면서 헌정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은 이날 선출하지 않았다.

제1야당이 불참 속에서 국회의장을 선출한 것은 1967년 제7대 국회 이후 반세기가 넘는 53년 만이다.

↑↑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법에는 6월 5일에 첫 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 조항은 훈시조항으로 지키면 좋겠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조항도 아니다”며 “임시 의장께서 본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간에 의사 일정 합의가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므로 본회의는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진 = 이관순 기자

의장 선거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법에는 6월 5일에 첫 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 조항은 훈시조항으로 지키면 좋겠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조항도 아니다”며 “임시 의장께서 본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간에 의사 일정 합의가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므로 본회의는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한 뒤 발언대에 선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 헌법 47조에 국회의원 재적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본회의를 열도록 명시돼있다”며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주장은 헌법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병석 신임 의장은 “아쉬움 속에 출발한 21대 국회지만, 국민의 국회,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저와 여러분 함께 하자”며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4대 개혁 입법을 일거에 추진하려다 좌절된 것을 잘 기억할 것이다.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숙고하시기를 권고드린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또 야당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당의 입장보다 국익을 위해 결단했던 야당, 그런 야당에 더 큰 박수를 보내주셨다는 사실을 강조드린다”고 강조했다.

↑↑ 하늘이 무너져도 5일 본 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언은 현실이 됐다. 사진 = 이관순 기자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에 상임위 배분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법사위를 두고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 배분 협상은 이어가지만, 국회법 41조에 명시된 규정대로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인 8일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3차 추경 예산안 처리도 문재인 대통령이 주문한 6월을 넘길 우려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 박병석 국회의장 당선인사 전문
아쉬움속에 출발한 21대 국회지만 우리 국회를 마칠 때 국민의 국회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저와 여러분이 함께합시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여러분이 국회의장으로 선출해주신 박병석 의원입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엄중한 시기에 큰 소임을 맡아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이 집에 놀러와 제 아버님께 물었습니다. “병석이의 장단점이 무엇입니까?” 꽤 진지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제 아버님은 “병석이는 장점은 없고, 단점은 잠이 많은 것이 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오랜만에 저를 본 의원님들께서 “말랐네요”라고 하십니다. 사실 요즘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깜빡 잠이 들더라도 두세 시간 후면 눈이 번쩍 떠집니다. 참으로 엄중한 시기, 책임감이 온몸으로 밀려옵니다.

“코로나를 이긴 힘은 나눔과 배려” 대구광역시의 홍보영상 문구입니다.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민 의식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량은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BTS를 비롯한 K-POP 열풍, 영화사를 새로 쓴 ‘기생충’의 쾌거, K-방역까지 이제 대한민국은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문화와 의료분야까지 새로운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의회주의자입니다.
소통을 으뜸으로 삼고,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정치인입니다. 매일 아침 기도를 하면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자 나라의 대표라는 본분을 가슴에 담고 깨어 있으려 노력해왔습니다.
여당에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4대 개혁입법을 일거에 추진하려다 좌절된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숙고하시기를 권고합니다.

야당에도 말씀드립니다. 2008년 가을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저는 야당의 정책위의장이었습니다. 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에서도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해 혼란 속에 빠져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다급하게 요청했던 1천억 달러에 이르는 정부지급보증안 국회 동의를 소속 정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도한 적이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꾀하고자 최단시간 내에 결단했습니다. 당의 입장보다 국익이 우선한다는 신념을 실천했었습니다.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저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당의 입장보다 국익을 위해 결단했던 야당, 그런 야당에 더 큰 박수를 보내 주셨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제가 언제나 마음에 깊이 새기는 경구가 있습니다. ‘군주민수(君舟民水)’. ‘국민은 정치인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는 것도 국민’이라는 뜻입니다. 정치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참으로 두려운 말씀입니다.

21대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과 단호히 결별해야 합니다. 국회를 바로세워야 합니다. 국민에게 힘이되는 국회가 돼야 합니다. 21대 국회의 기준은 국민과 국익입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세계에 자랑할 모범적인 K-민주주의를 실현합시다.

국가적 위기의 심각성과 민생의 절박함, 참으로 비상한 시기입니다.
위기를 극복하는데 정부와 국회는 공동 주체입니다. 수레의 두 바퀴와 같습니다. 국난극복은 300명 국회의원 한분 한분에게 주어진 국민의 명령입니다.

‘국민의 국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국민을 지키는 국회, 국민이 원하는 국회,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로 담대히 나갑시다. 민생우선 국회, 미래를 준비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국회를 만드는 역사의 소임을 다합시다.

소통은 정치의 중요한 덕목입니다. 소통은 공감을 낳고, 합의에 이르는 길입니다. 통합도 소통에서 출발합니다. 소통합시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저에게 국회의장은 정치인으로서의 마지막 소임이 될 것입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합니다.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하는 모든 일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역사의 진전에 부합하게 해주십시오. 열심히만 하면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아지는 희망이 있는 세상, 인생에 실패해도 인생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세상, 어느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꿈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는 세상,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강을 함께 노 젓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게 해주십시오.

이게 바로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목적이기도 합니다. 의원님들과 함께 그런 세상을 힘차게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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