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포항과 안동에 의대 신설 정부에 건의
‘구미도 의대 신설 최적의 조건 갖췄다’ 구미시민 격앙
선제 대응 못한 구미 정치권에도 격한 반응
각계각층 의견 수렴한 구미시, 의대 신설 공식화 카운트다운 돌입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2일 포항의료원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역 보건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공동간담회’를 공동 주재한 자리에서 포항공대와 안동대에 의과대학 신설을 건의했다./ 사진 = 경북도 제공 |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2일 포항의료원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역 보건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공동간담회’를 공동 주재한 자리에서 포항공대와 안동대에 의과대학 신설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미 민심이 악화하고 있다.
구미시민들은 “ 정부 여당에 대해 특정 지역이 아닌 필요하고 준비된 경북에 의과대학이 신설되어야 한다면서도 정작 이철우 지사는 도내 특정 지역만을 거론하고, 의대 신설을 희망하는 구미를 원천 배제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철우 지사가 정부를 상대로 도내 특정지역에 의대 (공공 의대 포함)를 신설해 달라는 공식 입장 표명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지난 7월 2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022학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매년 400명씩 증가 시켜 10년간 4,000명을 추가로 양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증원 세부분야는 △지역 내 중증․필수 의료분야에 종사할 지역 의사 3,000명 △역학 조사관, 중증 외상 등 특수 전문 분야 500명 △바이오메디컬 분야 견인을 위한 의과학 분야 500명이다.
이와 관련 도는 7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한다는 의견과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활용해 공공 의대 설립을 위한 입법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언론에서는 의대 신설은 전라남도를, 공공 의과대학은 전라북도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경상북도는 7월 2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당정 협의회에서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방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포항에 연구중심의과 대학과 안동에 공공보건의료대학 신설에 대한 정부의 공정한 기회 부여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12일 간담회에서도 이 지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경북은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1.4명으로 전국 16위이며, 인구 10만명당 의대 정원은 1.85명인 전국 14위로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 가능 사망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코로나 19 중증확진자 168명을 타시도로 이송하는 등 경북의 의료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의료 환경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의료환경개선과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의과대학 신설은 270만 경북도민의 염원으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과제다. 포스텍과 안동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신설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건의한다면서 의대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구미를 또 배제했다.
◇구미도 추진위 구성 단계 착수
7월 23일 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구미지역에 의대(공공 의대 포함)를 신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했다.
의사당 환자 수, 응급조치 시간 등이 평균치에 못 미치는 의료 취약지역으로서의 열악한 구조적 환경과 첨단 의료기기 산업의 메카로서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한 각종 기술 인프라와 연구 시스템, 잘 구축된 산학연 체계 등 공공 의대 설립에 따른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상공계와 노동계 등은 구미는 내륙 최대의 국가공단이 소재하고 있고, 향후 통합 신공항 배후도시로서의 역할과 기능, 도시의 확장성을 예상할 경우 의대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구미에 의대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준비단계에 들어간 ‘의대 신설을 위한 추진위원회’는 조만간 공식 출범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프로젝트 유치에 번번이 실패한 구미시, 반면교사 삼자는 시민여론
전국 최대의 국가공단이 소재해 있는 구미시는 반드시 필요한 대형사업 유치 실패를 반복해 왔다. 공단 도시의 특성상 접근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KTX 역사 유치 실패는 공단 도시 구미를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시켰고,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수적인 영남복합화물 터미널 역시 칠곡에 뺏기면서 구미공단을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래성장 동력인 혁신도시와 경북도청 역시 유치 신청을 했으나 경쟁 도시와 대결에서 패배해야 했다. 이러한 굴욕의 역사를 익히 알고 있는 시민들은 전례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의대 신설이라는 국가 프로젝트를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위해 정치권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포항시는 12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지역의료 환경개선과 메디컬산업 육성을 위한 ‘포항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포항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공동위원장,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이 자문위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성영철 제넥신회장, 이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손건익 前 보건복지부 차관 등 정계, 학계, 의료계, 경제계 등 분야별 대표인사 35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 출신 정치인들 침묵에 여론 격앙
2010년 들어서면서 선거 때마다 구미시장과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은 구미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7월 23일 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시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구미시는 그동안 수렴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토대로 의대 신설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21대 국회 개원이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구미가 안고 있는 현안 해결 방안이나 비전 제시가 전무한 실정”이라면서 “법안 발의가 의원 역할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또 “구미시 지도자들이 어떻게 처신했길래 이 지사가 의대 신설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구미시를 원천 배제시켜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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