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문진 아들바위 일출/ 사진 = 블로그 강원도 여행과 사진 캡처 |
[아침생각= 김경홍 기자] 피어나는 것도 순간이오, 지는 것도 순간이다. 영원한 권력도, 영원한 부도 없는 법이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와 이치를 어기면 세상이 등을 돌린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율 1위를 압도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총선에서 176석을 확보하면서 거대 여당으로 힘을 기른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지율 역전은 현실이다. 민심의 현주소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지율 역전의 이유로 ‘부동산 문제’를 주목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근본적인 원인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교만함에 있다. 강자가 겸손지덕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은 어렵고 힘든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아름다운 미래의 세계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닦아달라는 갈망 때문이었다.
국민은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만들 수단으로 잘 활용해 달라”며 도마와 칼을 건넸다. 하지만 도마는 오간 데가 없다. 무를 썰어야 할 칼은 휘두름의 수단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그러니 진수만찬상이어야 할 식단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수저를 놓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식솔의 심정이 우호적이겠는가.
협치의 논리가 살아있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열린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화두는 동행이 아니던가. 하지만 협치의 논리가 앉을 사랑방에 독주의 논리가 자리를 틀고 앉아있으니, 민심이 화를 내며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상식적인 이치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21대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부터 민주당은 궤도를 이탈할 위험지대로 향하고 있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식 과정에서 이해찬 대표가 언론에 보인 독선적인 발언이나 추미애 장관이 밀어붙이고 있는 일방적인 인사 역시 독주 정치의 일환이다. 부동산 정책 역시 민의를 헤아리는 진중함이 있어야 했다. 부자는 ‘나쁘고’ 가난은 ‘선하다’는 이분법적인 독선적 논리로 부동산 문제에 접근하려다 보니 사달이 벌어진 것이다.
장자(莊子)의 달생편(達生篇)에는 목계지덕(木鷄之德)에 대한 글귀가 실려있다. 닭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교만함을 버리고 인내심과 평정심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나무로 만든 닭(木鷄)처럼 덕이 완전해야 모든 도전으로부터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최고라는 교만에 갇혀 으스대고, 외부의 상황에 급하게 반응하는 경솔함이 곳곳에 스며든 권력은 오래갈 수 없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불양수 (海不讓水)다.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해야 지천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바다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부자라는 이유, 보수니 반민족주의자니 하는 캐캐묵은 이유를 들어 흘러드는 지천의 물줄기를 거부한다면 바다를 이룰 수 없다. 흘러드는 지천의 물줄기를 모두 품어 안아야 바다라는 어우러짐의 세상, 행복한 세계가 비로소 열리는 법이다.
교만은 출입문을 잠그는 자물쇠와 같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과연 노크하는 모든 이들에게 출입문을 열어주고 있는가. 그렇지가 않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는 노크해도 열리지 않는 출입문을 되로 하고 나간 민심의 심정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들끓는 민심과 만나야 한다. 그래야 답안을 찾아낼 수 있다.
교만이라는 자물쇠를 버리지 않는다면 결국은 닫힌 집안에 혼자 남을 수 밖에 없다. 독수공방은 외로움이 아니라 처참한 것이다.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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