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정치신문=서울 강동현 기자] 지역사랑 상품권(지역 화폐) 충전 시, 충전금액을 시군구 계좌에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코나아이, 비즈 플레이 등 민간 운영대행업체 계좌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국정감사 대상인 9개 광역자치단체 발행 규모는 9월 기준 5조 3,069억 원, 충전 잔액은 1조 645억 원이다. 경북은 7,480억 원이었다.
충전금의 대부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충전한 상품권 형태이어서 사실상 국민들의 돈이다. 민간운영업체 모두 충전금 운용 세부항목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행안부와 지자체의 관리, 감독 없이 올해 전체 발행액 9조가 넘는 돈이 외부 민간기업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충전금액의 이자, 낙전 등 자금 운용수익 모두 광역자치단체가 아닌 민간대행 운영사에서 귀속되고 있었다.
권영세 의원(국민의힘, 서울시 용산구)이 26일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지역사랑 상품권 충전금액에 대한 운용 및 관리 현황에 따르면 지역사랑상품권은 ‘화폐’가 아니라 ‘상품권’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지급보증을 위해 발행한 후, 계좌에 쌓인 돈을 예금이나 채권에 신탁해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운용하려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9개 광역 자치단체만 봐도 550억 질권설정과 23억의 보증보험이 전부였다. 올해 9월 마감 기준으로 봐도 선수금 잔액 운용금액이 1조 645억인데, 지급보증 가능 금액을 다 합쳐도 총 573억밖에 되지 않아 1조 72억에 대한 안전장치는 현재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역 화폐 사업이 진행될수록 선불 충전금 규모는 점점 커지고, 만약 민간업체가 경영 악화 등으로 선불 충전금 지급불능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지역 화폐를 충전한 국민과 이를 거래하는 소상공인 가맹점으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는 게 권 의원의 주장이다.
행안부와 광역 자치단체는 “민간운영 대행사 관리 감독의 권한은 금감원에 있다”고 답변했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역 화폐 사업자는 ‘지역 사랑 상품권법’상 지자체 소관이며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행안부와 광역자치단체는 해당 사무에 대한 파악조차 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책 목적에 맞지 않는 사용처 문제도 또한 지적됐다. 지역사랑 상품권의 사용처를 10억 이상 매출 가맹점, 백화점, 대형마트 정도만 제한되고 있어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와 달리 술이나 담배를 사재기하는데 악용되고 있었다. 현재 같은 금액으로 지역사랑 상품권을 충전해서 담배 한 보루를 사면 한 갑을 덤으로 받을 수 있는데, 주류세와 담뱃세를 징수하면서 세금을 투입한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술과 담배를 할인해서 구매 가능하다면 앞뒤가 맞지 않고, 게다가 개인 기호품에 대한 사용이 소상공인에게 추가 매출을 가져다주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게 권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또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 이행하는 시기의 청년을 지원하는 목적에 맞게, 사용처에 대한 보다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며, 경기도지사의 치적 쌓기용으로 정책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의 경우 지역 화폐 운용 현황에 따르면 7,480억 원이고, 잔액은 1,152억 원이었다. 지급 보증은 1억, 손실 가능성 1,151억 원, 충전금 코나아이와 한결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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