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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해 넘기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최종 이전지 선정, 하지만 탄력

이관순 기자 입력 2019/11/13 10:12 수정 2019.11.13 10:12


국방부 이전지 선정 방식에 대구, 경북, 군위, 의성 전격 동의
9월 21일 이전지 선정방식 합의했으나 군위군수 조건부 수용
10월 8일 군위 박창석 의원 ‘공정하지도 합당하지도 않는 합의서’ 비판
10월 13일 권영진 대구시장 중재안 제시
10월 15일 김영만 군위군수 중재안 부적합, 회의 불참


[경북정치신문 = 이관순 기자] 올 연말까지 선정하기로 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지 선정이 결국 내년으로 미뤄지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국방부가 제시한 대표성 있는 이전 후보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숙의형 시민 의견 조사 방안에 대구시,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 등 4개 지자체가 동의하면서 신공항 이전지 선정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이르면 내년 설 이전에 이전지가 최종 선정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 지난 12일 열린 대구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원회)는 이전후보지(군위군, 의성군)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를 통해 주민투표 및 부지선정 방식을 마련하는 방안을 의결했다.사진=경북도청 제공

행안부‧환경부‧국토부 및 산림청‧문화재청 등의 차관(차장), 공군, 경북도지사, 대구시장, 군위군수, 의성군수 및 민간위촉위원 등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열린 대구 군 공항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원회)는 이전후보지(군위군, 의성군)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를 통해 주민투표 및 부지선정 방식을 마련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는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위원회 구성 → 시민참여단 표본 추출 → 시민참여단 숙의 → 설문조사 순으로 진행된다.
또 설문 조사 결과는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위원회가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 전달해 이전부지 선정기준(안) 마련에 반영하게 된다.
시민 참여단은 지역‧연령‧성별을 고려해 군위군 100명, 의성군 100명 등 20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 조사 방식을 적용,무작위 표본을 추출해 구성하고, 2박 3일의 숙의 과정을 거친 후 설문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 방식은 대표성 있는 지역주민의 숙의된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선정기준의 민주성이 제고되고 수용성과 선택의 합리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월~10월 국방부, 경북도지사, 대구시장 주관으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4개 지자체장 간 협의를 진행했으나, 지자체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10월 15일 지자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국방부 장관 면담을 통해 대안 마련을 요청했다. 그 결과 대표성 있는 이전 후보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국방부의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 방안에 4개 지자체 모두 동의하면서 성사됐다.

선정위원회에는 숙의 형 시민 의견 조사위원회에서 전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전 부지 선정 절차와 기준을 정하고, 공청회를 거쳐 이전 주변 지역 지원 계획을 수립한 뒤 주민투표, 지자체장의 유치 신청 후 최종 이전부지를 선정하게 된다.

이철우 지사는 “어려운 합의를 끌어내 준 국방부에 감사한다”면서 “통합 신공항 이전은 대구․경북 재도약의 기회인 만큼 속도감 있는 추진으로 내년 설 전에 최종 이전지 선정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사진=경북도 제공

◆ 연내 이전지 선정 불발된 이유

대구․경북 통합 후보지 선정을 놓고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이 주민투표 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올 연말까지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한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연내 이전지 결정을 위해서는 늦어도 11월 초까지는 투표방식을 결정하고, 투표공고를 해야 한다. 45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당초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김영만 군위군수는 지난 10월 15일 통합 신공항 이전부지 선정기준 합의를 위해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군위군이 대구 공항 통합 이전 선정기준 중재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돌연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군위군 의회와 군민들의 의견 수렴 결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제안한 주민투표방식이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데 부적합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군은 또 "대구 공항통합 이전에 대한 선정기준 및 주민투표 방법은 국방부 안을 존중한다"며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정한 절차대로 조속히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군위군은 4개 단체장이 구두 합의안과 관련 위법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방부에 전달했다. ‘주민 투표의 내용과 실시구역 및 효과를 규정하는 내용의 자치단체장 간의 합의는 국방부 장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위법하다"는 것이었다.

◇대구시장이 제시한 중재안

10월 13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통합 신공항 단독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과 공동후보지인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에 대해 군위군민은 우보와 소보에 대해 각각 주민투표를 하고 의성군은 비안에 대해서만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군위군민은 우보와 소보에 대해 각각 찬반을 묻는 투표를 1인당 두 번 하고, 의성군은 비안에 대해서만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해서 찬성률이 높은 곳으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투표율과 찬성률을 50%의 비율로 합산해 우보가 우세하면 단독 후보지인 군위 우보를 확정하고 비안이나 소보가 높으면 공동 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를 이전지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중재안은 회의 당일까지도 긍정적이었으나 군위군수가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회의에 불참했고, 의성군수 역시 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협약식은 불발됐다.

◇예견된 사안이었다


군위군 출신 경북도의회 박창석 의원(자유한국당)은 10월 8일 통합 신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4개 단체장의 합의에 대해 이철우 경북지사의 책임이 매우 엄중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5분 발언에 나선 박 의원은 “ 합의서도 없는 공정하지도 합당하지도 못한 선언적 주장을 마치 대단한 합의를 이뤄낸 것처럼 보도하게 한 것은 바로 이 지사”라고 규정하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경색되기까지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난 9월 2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김수주 의성군수는 경북도청에서 만나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건설지역 선정 방식에 합의했다. 다만 김영만 군위군수는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위배되지 않으면 수용하기로 했고, 도는 관련한 유권해석을 받기로 했다.

단체장 4명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군위군민은 군위, 의성군민은 의성에 각각 공항이 들어서는 데 찬성하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주민투표를 하기로 했다. 군위 찬성률이 높으면 군위 우보면, 의성 찬성률이 높으면 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을 공항 최종 이전지로 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당시 4개 단체장이 합의한 선언적 내용에 따르면 “의성군수의 주장은 군위군은 우보를 전제로 한 군위군민이 투표하고, 의성군은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을 전제로 의성군민만 투표하자는 것으로써 이는 소보면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일로 공항 이전사업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또 다른 분란과 갈등만 가져온다 ”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군공항 이전 특별법 제8조를 근거로 주민투표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투표가 이전지에 대한 지원 방안, 지원계획, 주민 수용성을 판단하기 게 본질이지만, 이번 언론 보도에서는 투표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 같은 오해의 소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통합 신공항 이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정치적 힘이나 기교를 부려서는 더욱 안 되며 법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전해야 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동안 통합 신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의성군과 군위군은 공항 이전 후보지를 투표율로 선정하는 방식을 두고 현격한 견해차를 보여 왔으나 4개 단체장의 전격적인 이전방식 합의에 따라 당초 목표로 한 연말까지 이전지 선정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박 의원의 4개 단체장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 “소보면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구 공항 통합이전 사업은 2016년 7월 11일 박근혜 정부에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방식으로 대구시에서 9조 원 이상의 사업비를 국방부와 합의해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와 국방부는 대구시청을 중심으로 50km 이내에 소재한 이전 후보지를 검토한 결과 당초 32곳을 검토했으나 대부분 지자체가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회피했다.
이에 따라 결국 군위군에서는 28km 범위에 있는 우보면이 제일 먼저 유치 신청을 했고, 의성군은 48km 지점에 있는 군위군 소보면을 기점으로 50km가 넘는 접경 지역인 의성군 비안면을 공동후보지로 신청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은 건설비용만 9조 원 정도에 이르고 공항신도시, 공항 물류단지, 주변 관광단지․산업단지 등 배후단지개발까지 더하면 수십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 연내 이전지 결정 불발은 예견됐다

이전지 결정을 위해 경북지사, 대구시장, 의성군수, 군위군수가 전격적인 이전방식 합의할 경우 당초 목표로 한 연말까지 이전지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4개 지역 단체장들은 이전부지 선정 절차 및 기준 심의, 주민설명회, 주변지역 지원 계획 수립을 위한 공고 등을 거쳐 10월 중 실시되는 주민투표 결과 찬성률이 높은 지역 단체장이 유치신청을 하면 선정위원회가 이전부지를 선정키로 했다.

하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김수주 의성군수와 경북도청에서 만나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건설지역 선정 방식에 합의할 당시인 9월 21일 김영만 군수는 는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위배되지 않으면 수용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합의했다. 결국 3개 지역 단체장들이 이점을 가볍게 보아 넘기면서 합의안 불발이라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10월 15일 결국 군위군이 "대구 공항 통합 이전에 대한 선정기준 및 주민투표 방법은 국방부 안을 존중한다"며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정한 절차대로 조속히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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