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 1만 5,880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 24일 발표
국회가 4년 입법 활동 결과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모아 발표한 것은 최초
↑↑ 국회 본회의장. 사진 = 국회 캡처
[경북정치신문=국호 이관순 기자] 국민들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책임법’, ‘근로시간단축법’을 제20대 국회의 좋은 입법으로 뽑았다.
제20대 종료 및 제21대 개원을 맞아 국회사무처가 실시한 ‘제20대 국회, 내가 뽑은 좋은 입법은?’ 설문조사에 응답한 국민 1만 5,880명의 의견을 집계한 결과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제20대 국회가 4년 동안 처리했던 주요 민생 법안들을 점검해보고, 어떤 입법을 국민들이 의미 있게 받아들였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써 국회 차원에서 입법 활동 결과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구하고 이를 발표하는 것은 최초의 시도이다.
각 분야별 설문 결과는 국민과 전문가 그룹이 각각 선택한 좋은 입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그룹에서 가장 많이 선택한 입법이 세 분야 모두 다르게 나타나는 특징도 있었다.
국민들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제조물 책임 강화법’, ‘디지털성폭력 방지법’등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입법이나, ‘근로시간 단축법’, ‘감정노동자 보호법’등 삶에 체감되는 생활 밀착 입법을 많이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전문가 그룹의 선택은 ‘데이터 3법’,‘규제 샌드박스3법’등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제도 설계와 국가적 시책에 대한 입법으로 모아지는 특징이 있었다.
<분야별>
↑↑ 정치분야. 도표= 국회 사무처 제공
◇정치행정
일반 국민이 선택한 좋은 입법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법’(52.3%),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34.4%),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법’(24.3%) 순이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법’은 방탄국회 해소(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정해진 기간 내에 처리되지 않는 경우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국회의원수당법 개정)·국회의원 민방위훈련 편입(민방위기본법 개정) 등을 망라한 것으로써 전체 설문대상 입법 중 유일하게 참여 국민의 절반 이상이 좋은 입법으로 선택했다.
전문가그룹은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명처리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을 가장 많이 선택(38.8%)했고, 그 외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법’(36.3%), ‘어린이 안전관리 강화법’(27.5%)순으로 많이 선택했다.
↑↑ 경제산업 분야. 됴표 = 국회 사무처 제공 |
◇경제산업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책임법’(37.7%),‘금융소비자보호법’(30.8%), ‘건축물 안전 강화법’(30.0%) 순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많은 국민이 선택한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책임법’(제조물책임법 개정)은 2011년 수면위로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진 입법이다. 가습기 살균제나 라돈 침대와 같이 소비자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제조물은 사업자가 그 손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제조물 안전사고의 피해자 보호와 예방 기능을 담았다.
전문가 그룹은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규제샌드박스 3법’(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정보통신진흥특별법)을 응답자 절반(50.0%)이 선택했고,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책임법’(37.5%), ‘금융소비자보호법’(20.0%) 도 많이 선택했다.
↑↑ 사회환경 분야. 도표= 국회 사무처 제공 |
◇사회문화 환경
‘근로시간단축법’(34.5%), ‘디지털성폭력 방지법’(29.4%), ‘감정노동자 보호법’(21.9%) 순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근로시간단축법’(근로기준법 개정)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해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전문가 그룹은 자동차 운행 제한 등 비상저감조치를 포함한 미세먼지 대응체계를 담은 ‘미세먼지특별법’을 가장 많이 선택(30.5%)했고, 이외에도 ‘유치원3법’(29.3%), ‘코로나 대응법’(28.0%)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설문에 참여한 국민들 중에는 “20대 국회에서 이런 법들도 처리된 줄 모르고 있었다”, “좋은 입법들이 생각보다 많아 (분야별로) 2개만 고르기 어려웠다”등 제20대 국회가 처리한 여러 가지 민생 입법들을 알게 된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설문조사나 사후평가가 잘 이루어져서 국회의원도 제대로된 경쟁과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좋은 법안들을 빨리 통과 시키는 일하는 국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꼭 필요한 입법을 인질로 잡지 말아달라”처럼 곧 시작하는 제21대 국회가 진정한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국민들의 바람과 준엄한 질타도 댓글을 통해 많이 남겼다.
유인태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의 입법 활동은 본회의 의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설문조사를 준비했다”며 “특히 제21대 국회에 국민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입법을 반가워하실지 우리 국회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0대 국회 좋은 입법’ 설문에 전문가그룹으로 참여한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균성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는 “새로운 시대를 수용하는 창의적인 입법을 많이 하고, 새로운 시대에 장애가 되는 시대에 뒤진 입법을 개폐해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법질서를 구축하고, 나아가 ‘입법한류’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며 개원을 앞두고 있는 제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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