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정치신문=이관순 기자] 제21대 국회 유상범 당선인(미래통합당,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이 공수처법(‘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유 당선인을 비롯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정교모)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월 15일부터 시행되는 공수처법은 그 법안 제출 과정에서부터 국회 본회의 의결에 이르기까지 문희상 국회의장에 의한 불법 사·보임 허가, 원안 내용을 일탈한 위법한 수정안 상정 등 그 절차와 조문 상에 심각한 위헌, 위법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청구 이유를 밝혔다.
↑↑ 제21대 국회 유상범 당선인(미래통합당,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이 공수처법(‘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사진= 유상범 당선자 사무실 |
특히 “공수처 설치를 규정한 제1조부터 위헌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유 당선인은 “실제로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를 대통령 직속으로 한 정부조직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릴 당시 재판관 9명 중 4명이 이미 위헌으로 판시했다”며 “지금의 공수처가 당시 안기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광범위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기소권까지 갖고 있는 만큼 설치 근거 자체의 위헌 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족과 퇴직한 사람까지 제한 없이 수사대상을 확대한 제2조, 판사·검사, 경찰(경무관 이상)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부여한 제3조,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공수처장과 차장 임명을 규정한 제7조, 헌법상 위임규정이 없는 수사처 규칙을 국회 입법으로 허용한 제8, 9, 45조, 수사처 수사관 구성을 차별한 제10조, 공직 임용에서의 검경을 차별한 제13, 16조, 수사기관의 즉시 통보 및 이첩 의무를 부과한 제24조 등이 심각한 위헌성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유 당선인은 공수처법 47개 조항 중 11개 조문의 위헌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공수처법은 정권에 야합하는 파렴치하고 불법한 무리에 대한 면죄부를 씌어줄 수 있고, 정적들에 대한 제거 수단이 될 수 있는 무소불위 권한을 가진 기구를 창설케 하는 불법적인 법률로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유 당선인과 대리인단은 “헌재가 지난 2월 미래통합당 강석진 의원이 대표 청구한 공수처법 헌법소원(2020헌마264)을 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사건의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의견서 제출까지 요구한 만큼 이번 심판청구도 병합해 공개 변론으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수처법에 대한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출했다. 유 당선인은 “많은 국민들이 헌정 질서를 유린하면서 등장할 전체주의와 독재의 망령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헌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신속하게 효력정지결정을 내려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공수처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당선인은 “헌재의 위헌심판절차와는 별개로 제21대 국회에서 공수처법의 위헌적 요소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학계와 전문가, 시민 단체 등을 통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입법 대안까지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회장을 맡은 김태훈 변호사와 서울동부지검장 출신의 석동현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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