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화장실 몰카 범죄 연이어 발생, 교육부 ‘뒷북 대응’ 논란

5월, 창원 A 초교 여 화장실 중학생이 불법 촬영
6월, 김해 A고교 • 창녕 B고교 현직교사가 몰카 설치
사건 발생은 5, 6월, 교육부는 7월 14일 전수조사 계획 밝혀
전교조, 전수조사는 전문가가 맡아야

[경북정치신문=조유진 기자] 경남지역에서 현직 교사와 학생이 교내 여자 화장실에 설치한 불법 촬영 카메라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지난 14일 종합대책 마련과 함께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난 시점에 대책을 발표하고, 전수조사에 교사가 나서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과련 전교조는 탐지장비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가가 아닌 교사가 주체가 되거나 육안 확인 등 형식적인 점검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점검을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정기점검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전수조사는 전문가에게 맡겨 철저하게 진행해야 하며,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과 함께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등 즉각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학생을 보호하고 성 평등 교육에 앞장서야 할 교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교원단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전교조는 성폭력·성범죄의 예방·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해 학교 구성원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또 학교에서 발생한 모든 불법 촬영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 성범죄자에 대한 선처없는 엄중 처벌, 교사 자격 취득 과정 및 보수 교육에 성 평등 교육 의무화, 모든 교육청에 젠더 감수성을 갖춘 ‘성 평등 교육전담팀’ 구성 등을 거듭 촉구했다.

◇경남에선 어떤 일이 있었나
경남 김해의 A 고교 현직교사와 창녕의 B 고교 현직 교사가 교직원 전용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9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A고교의 경우 6월 24일 오전 10시경 학교 1층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발견한 교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교육청은 CCTV 분석을 통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교사를 직위 해제했다.

B 고교의 경우에도 6월 26일 오전 11시 30분경 2층 교직원 전용 여자 화장실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발견한 교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몰카 설치 교사는 29일 오전 6시께 지역 경찰서에 자수했고, 교육청은 직위해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26일 창원 한 초등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한 혐의로 중학생 A(14)군이 불구속 입건됐다. A군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등교하지 않게 되자 모교인 해당 학교를 찾아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을 했다.

↑↑ 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난 시점에 교육부 (사진/ 유은혜 장관)대책을 발표하고, 전수조사에 교사가 나서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교육부 캡처

◇교육부의 뒷북 대응
학교 내 불법 촬영 카메라 범죄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엄정 대응을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하자, 교육부는 14일 17개 시·도교육청이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전수 조사 등 긴급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5월과 6월 학교 내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는데도 교육부가 최초 발생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후 대책마련에 나서면서 ‘뒷북 대응’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