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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10개월 간의 고독한 여정, 포항지진 특별법 품어 안고 귀향한 이철우 경북지사

김경홍 기자 입력 2019/08/28 16:55 수정 2019.08.28 17:55

새벽부터 여야 산자위 간사 만나 특별법 조기 제정 당부
3월과 5월 등 두 차례 문재인 대통령 특별법 통과 건의
청와대 비서실장, 정책실장, 장‧차관에 지속적 협조 요청
국회의장, 5개 정당 대표․원내대표에 제정 당위성 설명
특별법 국회 통과한 12월 27일 이 지사 “끝이 아닌 이제 시작”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포항지진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포항지진 특별법)이 의결되었습니다”

의장이 법안의 국회 통과를 알리는 의사봉을 타봉한 12월 27일, 이날은 이철우 경북지사에게는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올해 내에 법안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법 제정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은 은 이 지사에게 밤잠조차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진으로 피해를 본 포항 주민 구제와 지역 경제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근거 마련은 이 지사의 어깨에 놓인 2019년의 최대 숙원 과제였다. 결국, 2019년을 4일 앞둔 긴박한 상황에서 이 지사의 오기(傲氣)와 집념의 빛을 발한 것이다.
10개월간의 고독한 여정 끝에 포항지진 특별법을 품어 안고 귀향하는 이 지사가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1월 15일 산자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기선 의원을 만나 포항지진 특별법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사진=경북도청 제공

◇긴박했던 상황

조국 전 민정수석의 장관 임명과 패스트트랙법안을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강 대 강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국회는 문을 닫아걸었고, 민생법안들은 뒷전으로 밀렸다. 인재로 판명된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포항시민을 다소나마 위안 시켜 줄 포항지진 특별법 역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제자리를 맴돌아야만 했다.

민생을 대변하는 국회는 연일 멈췄으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발을 동동 굴러야 할 만큼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2019년 이내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법 제정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은 공포감으로 둔갑해 압박을 가해 왔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었다. 지난 11월 14일 열린 산업통상자원특위 소위원회에서 의견 불일치로 난항을 겪어 온 특별법 내용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상당부분 좁혀졌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이 지사는 11월 15일 이른 새벽 강원도 원주로 내달렸다. 산자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기선 의원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다. 이날 김 의원과 만나 특별법의 상임위 통과를 위해 간곡한 협조를 당부한 이 지사는 이날 원주에서 다시 서울로 달려와 민주당 간사인 홍의락 의원을 만난 특별법의 최종 통과를 건의했다.

여야 간사와 만나 소위원회에서 남은 쟁점이 반드시 정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은 11월 21일 포항지진 특별법 국회 산자위 법안소위를 통과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서광이 비쳐오기 시작한 것이다.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은 이처럼 이 지사가 10개월에 걸친 고독한 여정과 싸움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다. 지난 3월 포항 지진이 인재(人災)로 판명 나자, 3월과 5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별법 통과를 건의한 이 지사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은 물론 장‧차관에게도 지속해서 협조를 요청했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 5개 정당 원내대표, 예결특위 및 지진특위 위원 등을 찾아가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과 예산 확보 등 투트랙 전략으로 포항지진 피해에 대응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8월 정부 추경 당시에는 지진 피해 주민 공공 임대 주택 건립 사업 등 1천 663억 원의 포항지진 특별 대책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특별법과 관련한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를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위원회를 설치토록 해 쟁점 사항이 소위원회에서 해소될 수 있도록 하는 창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포항의 피해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대승적 차원에서 여야가 합의해주길 바란다”며“정치권과 지역 주민들의 힘을 모아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 지사의 의지가 결실을 이룬 2019년 12월 27일, 포항시민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1월 15일 산자위 민주당 간사인 홍희락 의원을 만나 포항지진 특별법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사진=경북도청 제공

◇특별법 제정은 끝이 아닌 시작

12월 27일 포항지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 지사는 지진 피해 주민 구제와 지역경제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근거가 마련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면서도 ‘특별법 제정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와 특별법에 규정된 진상조사 위원회와 피해구제심의 위원회와 합심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을 통해 시민의 아픔을 달래고 포항시 미래를 준비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고통을 받아 온 피해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고,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포항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한 이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절절하게 전했다.
“ 특별법 발의부터 법률제정까지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 주신 국회·정부·시민단체 등 모든 분께 고마움을 표하고, 특히 지진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고통을 감내하며 피해 극복을 위해 애써 주신 포항시민과 같은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응원해 주신 도민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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