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정치신문=경북정치신문기자] ‘영원한 권력은 없다’ 몰락한 강성 친박
친박 표방 우리공화당 0.74%, 친박신당 0.51%, 초라한 정당 지지도
강성 친박 조원진, 김진태, 이장우, 서청원 낙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지 않은 친박은 과거의 유산’
박근혜 전 대통령 조기 석방, 사면 주장도 힘 잃을 듯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영원한 권력은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정치 세계에 발을 담그는 순간 늘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려야 하는 숙명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2000년대 이후 보수정치의 최강자로 군림해 온 친박 역시 무관치 않다. 그 중심에는 소위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211대 총선에서는 친박 중에서도 강성 친박의 핵심인 조원진, 김진태, 이장우, 서청원 의원이 모두 낙선하면서 사실상 친박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 우리공화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E월드 4거리 합동유세에 나섰다. 사진 = 우리공화당 캡처 |
◇친박 표방한 우리공화당, 친박신당의 몰락
2008년 실시한 18대 총선 결과는 친박의 위력을 보여준 쾌거였다. 친이계가 주도한 친박 공천 학살은 총선을 앞두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결국 친박계들이 무더기 공천에서 탈락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살아서 돌아오라’는 명언을 남겼고, 친박계 의원들은 총선을 불과 20일 앞두고 친박연대를 창당했다. 총선 결과는 이변이었다. 친박연대는 지역구 6석과 비례 8석을 포함한 14석, 친박 무소속은 지역구에서 무려 12석을 얻었을 정도였다.
친박 정서의 중심지인 구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천에서 탈락한 구미을 김태환 의원은 친박 무소속으로 출마해 59.8%를 마크하면서 29.3%에 그친 한나라당 이재순 후보를 압도하면서 당선됐다.
정당 득표율도 이변이었다. 구미갑에서 한나라당이 2만4,652표, 친박연합은 2만2,766표였다. 표차가 1천790표일 만큼 박빙이었다.
구미을 역시 한나라당 2만2,836표였고, 친방연대는 1만 8,835표였다. 이 또한 4천 표 차에 불과할 만큼 친박연대 바람은 파죽지세였다.
이처럼 친박정서가 강한 구미 보수 민심을 겨냥해 친박을 표방하는 우리공화당은 21대 구미갑 총선에 후보를 냈지만, 성적표는 1.85%에 불과할 만큼 초라했다.
전국적인 정당 지지율에서도 조원진 대표가 이끈 우리공화당은 0.74%, 서청원 대표를 내세운 친박신당은 0.51%, 친박 성향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세운 기독자유통일당은 1.83%에 불과했다. 결국 친박을 표방한 이들 정당들은 지역구에서 전패하고,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를 당선시킬 수 있는 최소 득표율인 3%를 밑돌면서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친박계의 몰락을 상징하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기라성 같은 강성 친박들도 추풍낙엽이었다.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15.08%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김용판 미래통합당 당선인에게 뺏지를 내줬으며, 곽상문 친박신당 후보는 수성갑에서 0.43%를 얻는 데 그쳐야 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 3선의 고지에 도전한 김진태 의원은 43.99%의 득표율로 선전했으나 51.32%를 얻은 허명 민주당 후보에게 당선증을 내주어야 했다.
또 충청지역의 대표적 친박 재선인 이장우 (대전 동구)의원도 47.56%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51.01%를 마크한 장천민 민주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여기에다 최경환 전 의원과 함께 친박계 좌장으로 알려진 서청원 의원은 우리공화당 비례대표 2번에 공천을 받았으나 우리공화당은 단 한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친박 몰락이 시사해 주는 것들
4차 산업혁명이 미래를 향해 가열차게 폐달을 밟는 숨가쁜 시대 상황 속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친박정서는 설 곳을 잃었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3월 4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야권이 한 데 뭉쳐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보냈지만 공천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유 변호사 역시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천장을 받지 못할 정도였다.
이처럼 친박계가 사실상 몰락하고, 친박정서가 희석되면서 1천일 넘게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기 사면•복권 주장도 힘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영원한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엄연한 사실을 입증한 정치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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