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서일주 기자] 현명한 어부는 무작정 투망을 하지 않는다. 고기가 많이 서식하는 포인트가 어느 곳에 있는지를 파악한 후 그물망을 신중하게 밀어 넣는다. 결국 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입항한 어부의 고기는 선장(시민)의 몫이 된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공단 경기 침체에다 코로나 19로 악화한 구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연일 청와대와 정부 종합청사, 민주당 당사로 향하고 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단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서도 행보는 지속되고 있다. 5월 27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KTX 구미 정차 및 10만 평 면적의 임대전용 산업단지 지정을 건의한 장시장은 5월 28일에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을 만나 통합 신공항 이전이 서둘러 추진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 장 시장은 5월 27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다시 만나 구미시민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KTX 구미역 정차를 재차 건의하고, 속도감 있는 현안 해결 및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 =구미시 제공 |
이어 6월 15일에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예산총괄심의관, 경제예산심의관 등 간부와 실무책임자를 만나 현안사업의 필요성과 예산반영의 당위성을 설명한 데 이어 구미 스마트산단 조성 590억 원, 임대전용 산업단지 지정 346억 원, 북구미IC~군위JC 간 고속도로 기본조사 용역비 10억 원, 구미 강소연구개발 특구 육성 60억 원, 소프트웨어 기반 지능형 SoC 모듈화 지원사업 14억 원 등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 지난 15일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최상대 예산총괄심의관, 한훈 경제예산심의관을 만나 현안사업 필요성과 예산반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 사진= 구미시 제공 |
불과 수개월 이전까지만 해도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여당 지도부를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만을 선호했던 장 시장이 최근 들어선 실무책임자를 만나는 또 다른 방식을 추가했다. 지혜로운 선택이다.
대형프로젝트를 유치하거나 국비를 확보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위에서 결정하고 아래로 내려보내는’ 하향식보다는 ‘아래에서 방식을 검토해 위로 올리는’ 상향식이다. 장관이나 수석이 특정 사안에 대해 지시를 하더라도 관련 간부공무원들이 합당한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명한다면 탈 권위 시대의 풍조 속에선 뾰족한 묘수를 찾기 힘들지 않겠는가.
‘고기가 많이 서식하는 포인트’를 잘 알고 있는 간부나 실무책임자들이 협조한다면 장 시장은‘만선의 깃발을 날리며, 금의환향 할 수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선례를 KTX 정차, 5공단 활성화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적용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바란다.
경북도 내 23대 시군 중 유일하게 민주당 당적을 가진 장세용 시장은 마음만 먹으면 장관이나 수석을 만날 수 있는 정치적 이점을 확보해 놓고 있다. 간부나 실무책임자를 만나는 일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장관 등을 만나야만 일이 해결된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재떨이도 꽃병이 될 수도 있다”는 고정관념의 파괴를 통한 투트랙 전략(장관도 만나고, 실무책임자도 만나는 전략)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이 되게 길목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거듭 지혜로운 투트랙 접근 방식을 다른 사안에도 적절하게 활용하기 바란다. 선장보다 항해사가 해로(海路)를 더 잘 아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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