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감동한 어느 정치인의 공개 서한

국무총리, 국민권익위원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의 한시적 상향 제안 ⇢‘삼중고에 시달리는 농어민들을 위해 설명절만이라도...’

↑↑ 지난해 8월 1일부터 11일까지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봉화군은 우심지역, 소천면과 봉성면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 사진= 봉화군 제공

[경북정치신문=국회 이관순 기자] 코로나 19의 파고가 휩쓴 삶의 현장은 처참하다. 삶의 무게에 눌려 늘어진 어깨 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다. 농수축산업계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각 학교가 비대면 교육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중단한 학교 급식은 주요 판로를 상실케 했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8~9월 수확기에 몰아친 두 번에 걸친 태풍 여파가 50일 이상 이어지면서 이중고를 안겼다. 게다가 코로나 19에 따른 외식업계 소비 위축은 농․축․수산물 소비 급감으로 이어졌다. 결국 삼중고의 파고에 떠밀린 농어민들은 생계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농어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극한 상황을 보다 못한 한 정치인이 펜을 집어 들었다. 그는 지난 4일 정성 들여 써 내린 공개서한을 국무총리, 국민권익위원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에게 보냈다.
코로나 19로 인한 판로상실과 소비위축, 자연재해로 인한 작물피해 등 삼중고에 빠진 농축수산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써 내린 공개서한 말미에서 그는 “ 청탁금지법이 제한하고 있는 선물 상한액을 현행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일시적으로 완화하도록 해 주십시오”라며 마침표를 찍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택 의원이다. 그가 관련 기관장에게 서한을 보낸 취지는 설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의 소비촉진을 위해 한시적으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하기 위해서였다.

공개서한을 통해 촉구한 내용은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청탁금지법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조정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농식품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시행령 조항을 완화한 결과 추석 기간의 농축산 선물세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6% 증가했다. 특히 금액대가 10만 원 초과~20만 원 이하인 과일 상품의 판매 증가율이 48.6%에 이르면서 축산물 뿐만아니라 농가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또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말 청탁금지법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농․축․수산물 소비를 촉진한 정책을 적극 행정의 우수사례로 선정하는 등 취지를 높게 평가했다.

이원택 의원은 “농․축․수산물에 대한 청탁금지법상의 선물 가액 상향 조정을 통해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축수산업계에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농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명절 선물 준비 기간 등을 감안해 정부의 빠른 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북지역의 A모 농민은 “고성과 고함으로 얼룩진 정치판을 보면서 식상해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면서도 “농어민들을 위해 공개 편지를 쓴 마음씀이 짠해 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