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반성보다는 개인 입지 강화에 무게
물 건너간 김종인 비대위 체제 가동
탈당파 무소속 당선자 입당도 견제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미래통합당이라는 배가 산으로 향하고 있다. 선장이 없으니 자중지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비상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임시 선장을 내세우려는 일각의 주장도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불협화와 파열음의 연속이었던 공천과 총선 과정은 이미 현 상황을 예견했다.
공천 작업 막바지에 불공정 사천 논란에 휩싸인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뒷수습은커녕 짐을 싸 들었다. 무책임의 극치였다. 공천 잡음을 극복하고 동시에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황교안 전 대표 역시 역부족이었다.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파열음, 공관위에 대한 리더십 부재, 총선 과정에서 막말 파문을 일으킨 일부 후보에 대한 뒷북 대응 등을 둘러싼 논란이 총선 정국을 뒤흔들면서 민심은 이반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코로나 19사태에 대한 수동적 대응 역시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 지난 17일 오전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미래통합당 캡처 |
◇자생론과 외부수혈론 대립각, 혼돈 속으로
총선에 참패하자,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성태 의원 등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키는 이른바 외부 수혈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외부수혈론은 끝내 자생론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김태흠 의원은 “외부 인사를 받아들여 당을 맡기는 것은 주체성이 없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고, 박성중 의원은 또 “자체 역량을 가지고 정상적으로 가자는 당내 분위기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선동 의원 역시 “우리 스스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미래를 위해 뭘 해야 할지 충분히 알고 있지 않나‘라며 자생론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자생론에 힘이 실리면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준석 최고위원 등 당내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맡기는 안과 전대대회 초기 개최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당권 주자 후보군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최근 복당 신청을 한 무소속 당선자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깔린 것으로 풀이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결국 당권 주자 후보군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이 힘을 얻으면서 미래통합당은 한동안 자중지란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코로나 19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 방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집권 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좌충우돌하면서 민심이반을 조기에 수습해야 할 미래통합당은 세 확장은커녕 ‘집토끼’마저 놓칠 위기 상황을 향해 가고 있다.
2016년 19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압승을 자신했었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야기된 진박 논란이 민심이반으로 작용하면서 총선 결과 제2당으로 전락했고,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를 반면교사 삼았어야 할 미래통합당은 불공정 사천 논란, 혁신으로 포장한 단수 추천 강행, 수도권 지역에서의 경쟁력 있는 인사 공천 배제 등 독선적 공천 강행은 결국 총선 참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문제는 총선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이 서둘러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당 운영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위기의 벼랑 끝으로 향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당내 중진들이 미래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대권 잠룡 급인 홍준표, 오세훈 당선자와 중진의원 대열에 가세한 권성동, 윤성현 당선자를 견제하려는 꼼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선당후사가 아닌 선사후당에 매몰돼 입지 강화에만 몰두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민심이반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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