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연설 통해 리쇼어링 정책 강력 드라이브 시사/기재부 입지 지원,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형 리쇼어링 효과 없다고 판단, 수도권 규제 완화 적극 검토/ 산업통상부 6월 말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대책 발표/ 구미 등 비수도권 공단 소재 기업 해외로, 수도권으로 탈 비수도권 현상 노골화 될듯
☛ 비수도권 괴롭히는 수도권 규제 완화의 역사 ▸2005년 10월 노무현 정부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 발표, 구미 등 경북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범도민 궐기대회 ⇨ 2005년 10월 30일, 수도권 규제완화 핵심으로 하는 국토 이용 효율화 방안 발표, 대기업의 수도권 산업단지 내 공장 신증설 허용 및 서울에 첨단산업단지 허용 ⇨ 2009년 3월 27일, 수도권 보전지역 내 기존 공장 증설 허용, 산업단지 활성화 등 2년간 한시적 규제 유예제도 도입 발표 ⇨ 2009년 5월 8일, 2020년 수도권 광역 도시 계획 변경, 2020년까지 수도권 내 그린벨트 14만평방 키로미터 해제 ⇨ 2011년 1월 8일, 수도권 경쟁력 강화 및 계획 성장관리’로 수정한 제4차 국토종합 수정 계획(2011-2020) 국무회의 통과 ⇨2011년 1월 24일, 대통령 대기업 총수 회담에서 ‘기업의 R&D 센터 서울 및 수도권 설립 지원’ 약속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4월 28일, 현오석 경제 부총리 경기도 시화국가산업단지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방침 발표 ⇨2015년 1월 12일, 대통령 신년 기자 회견과 1월 13일 최경환 경제 부총리 통해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 천명 ⇨2015년 1월 19일, 전국 14개 도지사 및 지역대표들로 구성된 지역 균형 발전 발전협의체(공동회장 최문순 강원도 지사, 주호영 국회의원) 지역 균형 발전 최우선 추진 촉구 성명서 발표 ⇨2020년, 리쇼어링 효율성 강화하기 위한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 탄력 ⇨2020년 6월 말,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대책에 담길 내용은? 비수도권 촉각
↑↑ 2012년 지역 균형발전 협의체가 수도권 규제 완화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 경상북도 제공 |
[경북정치신문 = 김경홍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자칫 구미를 비롯한 비수도권을 한 번 더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취임 3주년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됐다”며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 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고,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리쇼어링 정책을 강력하게 드라이브 할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감한 전략이란 무엇일까.
사실상, 유턴 지원법으로 불리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은 수도권 이외 즉 비수도권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했을 때만 적용된다. 이처럼 대통령이 리쇼어링 정책 추진을 강조한 이상 관련 부처는 올 안에 실효성 있는 기업 유턴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부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수도권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규제의 핵심인 공장 총량제를 손질하겠다는 의미다.
지자체가 기존의 국내 기업 및 해외 이전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즉 입지 지원, 세제 등 지역별(비수도권 중심) 지원 정책에 힘입어 혜택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은 물론 지자체도 고용 창출 등 기대했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관련 경제부처 조율 회의에서는 기재부는 리쇼어링 추진 방안의 일환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6월 말 구체적인 방안이 담긴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리쇼어링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실효성이 없는 지역별 인센티브제보다는 수도권 규제의 핵심인 ‘공장총량제’가 포함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공장 총량제는 인구 집중을 유발하는 시설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도권의 공장의 신·증설 허용 총량을 규제하는 제도이다. 국토해양부가 3년 단위로 공장 건축 허용 면적을 총량으로 지정하면, 이를 각 시ㆍ군이 기업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소재하는 공장으로 건축물의 연면적이 500㎡ 이상인 경우 공장의 신축ㆍ증축 또는 용도 변경에 대해 적용받는다. 이 제도는 공장 증설로 인한 인구 집중을 억제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1994년부터 시작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근거해 수도권에서만 적용되는 특별 규제다.
그러나 정부는 비수도권의 강력한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수도권 규제 완화를 기조로 리쇼어링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장애물 제거’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국정 방향과 배치되고, 더불어민주당의 기조에도상반되는 것이어서 정부가 어떤 결론을 도출시킬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6월 말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담보로 하는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 19사태로 침체의 늪에 빠진 지방 소재 공단과 비수도권 지역경제가 위협받은 심각한 상황이 목적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제2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캡처 |
◇수도권 규제 완화 담보한 리쇼어링, 유턴 기업은 물론 지방소재 기업마저 수도권으로 집중 우려
LG전자는 6월 말까지 TV 구미 사업본부의 6개 라인 중 3개 라인 인도네시아, 1개 라인 폴란드 등 4개 라인을 해외로 이전키로 했다. 또 수도권 지역인 평택에는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나머지 2개 라인마저 R&D라인 중심이기 때문에 몇 년 안에 평택으로 이전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이처럼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비 수도권 지역인 구미의 기존 시설을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로 이전하는 한편 입지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에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탈 비수도권(구미)’경영 방침을 가감없이 실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구미의 삼성전자는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LG는 수도권으로 속속 빠져나갔다.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정부를 탓할 일만도 아니다. 정치권이 구미 투자확대를 요구할 때마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KTX유치 등 접근성만 강화하면 투자를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해 왔지만, 정치권 중심의 접근성 강화 방안 실행 약속은 늘 ‘말의 성찬’에 불과했다.
따라서 구미공단이 내륙에 소재하고 있다는 특성상 접근성을 강화하지 않으면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KTX 유치 등을 강 건너 불구경하다시피 했던 구미지역 정치인들의 안이한 자세가 구미공단의 현실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시민적 비판 여론이 비등해 질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역정치인과 리더들의 안이한 대응 자세가 구미공단 수출 6년 만에 37% 급감, 구미공단 공장 가동률 전국 최하위권, 2019년도 일자리 감소 전국 1위, 구미시 실업률 7년 연속 전국 1∼5위, 구미시 ‘0’세 인구 41% 급감, 구미시 인구 42만 명 선 붕괴 이후 계속 감소 추세, 구미공단 고용 5년 전 대비 1만6천 명 급감(구미경실련 제공)이라는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구미산업단지 공단. 사진= 한국 산업단지 공단 제공 |
◇역대 정부 수도권 규제 완화에 구미 비롯한 비수도권 어떻게 대응했나
문재인 정부는 입지 지원, 세제 감면 등 비수도권 중심의 인센티브형 리쇼어링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수도권 규제 완화를 통해 리쇼어링의 실효성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리쇼어링 정책 기조의 변화는 수도권 집중화, 비수도권 공동화라는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 초래와 함께 코로나 19로 침체한 비수도권 경제를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가정책의 기조인 국가균형 발전 약속을 위배했다는 국민적 비판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규제 완화가 정부 차원에서 공식 논의된 것은 2005년 11월이었다.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 우리당과 참여정부는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공식화했다. 구미로서는 위기였다. 그해 11월 17일, 정부와 여당의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에 반발한 구미시민을 비롯한 경북도민들이 구미공단 운동장에 집결해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진 것은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이후에도 정부 차원의 수도권 규제 완화 시도는 일관된 흐름을 형성해 왔다. 2008년 7월21일에는 5+2 광역 경제권을 발표했다. 수도권에 지방과 동등하게 기업입지 제도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9월 25일에는 국가 균형 발전 특별법을 전면 개정하는 내용의 지역발전 특별법을 입법 예고했으며, 10월30일에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국토이용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대기업의 수도권 산업단지 내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고, 서울에 첨단산업단지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2009년 3월 27일에는 수도권 보전지역 내 기존 공장 증설을 허용하고, 산업단지 활성화 등 2년간 한시적 규제 유예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이어 5월8일에는 2020년 수도권 광역 도시 계획을 변경, 2020년까지 수도권 내 그린벨트 14만평방 키로미터를 해제키로 했다. 이러한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은 2011년 들어서면서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또 2011년 1월8일에는 수도권 과밀억제를 ‘수도권 경쟁력 강화 및 계획 성장관리’로 수정한 제4차 국토종합 수정 계획(2011-2020)울 국무회의를 통해 통과시켰고, 1월 24일에는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회담을 통해 ‘기업의 R&D 센터 서울 및 수도권 설립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3월 2일에는 첨단업종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결국 3월30일까지 의견을 반영한 제2차 입법예 고를 마쳤으나, 경북을 비롯한 비 수도권의 강력 반발로 무위에 그쳐야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수도권 규제 완화 논의는 구미를 비롯한 비수도권을 괴롭혔다.
2013년 4월 28일, 당시 현오석 경제 부총리는 경기도 시화국가 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인 4월 29일, 주무부처의 장인 윤상직 산업 통상자원부 장관은 국회 산업 통상자원위원회에 출석, 수도권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경제부총리와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또 경제부총리는 그해 11월 2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비수도권의 강력 반발을 의식, “수도권 규제가 맞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를 풀 때는 다른 지역과의 평등성, 수도권 내에서의 불평등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당초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당시 현 부총리의 발언은 향후 수도권 규제 완화를 기정사실로 한다는 속마음을 내면에 감췄던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2월 28일, 민관합동회의가 자연 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을 위한 입지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추가 논의하기로 하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리됐음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우려는 2015년 1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과 1월 13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통해 현실로 나타났다.
이러자 2015년 1월 19일 전국 14개 도지사와 지역대표들로 구성된 지역 균형 발전협의체(공동회장 최문순 강원도 지사, 주호영 국회의원)가 수도권 규제 완화에 앞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을 위한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체는 또 2014년 12월 28일 규제 기요틴 민관 합동 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한 자연 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을 위한 입지규제 완화 등 4개 과제를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헤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는 등 비수도권의 반발이 확산하자, 박근혜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은 답보 상태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이 흐른 2020년 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유턴기업 정책의 효율성 강화를 강조한 데 이어 관련 부처가 주어진 과제물을 수도권 규제 완화로부터 찾으면서 비수도권은 제2의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전국 14개 도지사와 지역대표들로 구성된 지역 균형 발전 발전협의체 가동과 함께 내륙 최대 공단의 공동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경북과 구미의 현실적인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가 속도를 낼 경우 비례해서 구미공단의 공동화는 더욱 악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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