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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치신문

민생 외면한 그들만의 잔치 ‘정치는 없고 싸움만 남았다’..
오피니언

민생 외면한 그들만의 잔치 ‘정치는 없고 싸움만 남았다’

김경홍 기자 입력 2019/11/06 16:45 수정 2019.11.06 17:45

[사설= 발행인 김경홍]  그들의 인식 속에 민생은 없다. 유아독존(唯我獨尊)만이 있을 뿐이다. 저들만 잘났다고 우겨대고 있으니, 겸손이 없다. 상대를 존중하는 가치관이 결여되어 있으니, 타협과 협상이 설 자리를 잃었다.

갈등이 연속이다. 민생을 실은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시도 때도 없이 출렁거리고 있으니, 국민은 편안할 날이 없다. 가슴 속에 마지막 품어놓은 실낱같은 희망마저 구토 해대는 판국이다.

이러니, 해로를 이탈한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적폐 청산이라는 폭풍이 몰아치면서 이 나라는 우익과 좌익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국민 대통합이라는 국정운영 방침이 역주행한 결과이다.

↑↑ 국회 본회의장. 사진 = 국회 캡처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상향 조정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를 부채질하면서 삶의 양극화를 낳았다.
이념적 분열과 갈등에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까지 초래하면서 이 나라는 조선조의 사색당파를 닮은 분단과 분열의 시대 상황에 직면했다.

이뿐인가. 패스트 트랙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치권은 분열과 갈등 국면으로 빠져들었고, 급기야 ‘조국 대전’은 강 대 강 대치 정국을 야기하면서 국민을 광화문 광장과 서초대로로 불러들였고, 정치권은 삭발 정국에 휘말렸다.

하루 세 끼니를 이어가기 위해 일터로 향해야 할 민생들을 그들만의 잔치 속으로 불러들이면서 위민정치는 자취를 감췄다.

이어진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민주당(4+1 협의체)과 한국당의 극한 대립이 파열음을 일으키면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문을 닫아걸었다. 정치권이 그들만의 잔치에 매몰되면서 민생은 안중에 없었고,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예산안은 날치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국회를 통과했으나, 22건의 예산 부수 법안 처리는 국회에 발이 묶여있다. 예산 부수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국가 재정은 멈출 수밖에 없다.

포항지진 피해자 지원 특별법, 청년 기본법, 소재·부품·장비 산업 특별법 등 국민이 손꼽아 기다려오던 법안들도 선거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강 대 강 대치 정국이 지속하면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명하고 도덕성이 높은 정치인들이 통치 해야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행복한 법이다.
태평성대를 이룬 요순시절, 평민 복장을 하고 암행 순찰을 나선 왕은 어느 날 농촌 마을에서 만난 농부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그대는 이 나라 왕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농부의 답변이 가관이다.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편히 지내고 있습니다. 왕의 이름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
평화롭고 태평 성대했던 요순시대의 일화이다.

이 무렵 백성들 사이에서는 격앙가라는 노래가 널리 펴져 있었다고 한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다더냐”

요순시절의 임금은 백성과 똑같이 초가에 살면서 방안도 꾸며놓지 않았고, 마음을 항상 백성들에게만 두고 있어서 굶는 백성이 있으면 같이 끼니를 걸렀고, 추위에 떠는 백성이 있으면 같이 떨었고, 죄지은 사람이 있으면 자신도 죄인처럼 괴로워했다.

임금이 백성과 희로애락하던 평화로운 시절을 얘기할 때면 요순시대를 말하곤 한다. 이 나라는 언제쯤 임금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만큼 평화로운 시절을 맞게 될 것인가. 언제쯤 정치가 민생에게 감동을 줄 것인가.

이 나라에 사는 민생은 배고프고 춥다, 적폐 청산은 많은 죄인을 양산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배부르고 따스한 그들만의 따스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국민을 악용하고 있다.
민생을 불행하게 하는 정치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국민으로부터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은 정치권은 일터인 국회의 문조차 닫아걸었다. 이러면서 세비는 꼬박꼬박 챙긴다. 그 속에는 국민들의 피와 눈물이 녹아들어 있고, 민생을 위해 희생까지는 몰라도 의무를 다해 달라는 갈망이 스며들어 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의무를 뒤로한 채 제 살길만을 찾는 데 혈안이 된 어설픈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 국민이 현명해야만 민생을 외면하고 국민을 우민 취급하는 정치권을 바로 서게 할 수 있다.
분열과 갈등을 야기해야 만 존립하는 정치, 그 존립 기반을 허무는 것은 현명한 국민의 힘이다. 스스로 이렇게 자문하자.
“대한민국의 주인인 나는 과연 현명한 국민인가, 우둔한 국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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