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균형 발전 특별법 개정안 통과되면 한국당 입지 위축
한국당 개정안 당론 분명히 해야
대전, 충남 공공기관 대거 유치, 대구 경북은 악재
[경북정치신문= 김경홍 기자] 4월 총선의 최대 복병으로 공공기관 이전 논란이 급부상했다. 상황에 따라선 대구․경북에서 자유한국당이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 1월 15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문 대통령 발언을 겨냥해 “충남 도민의 염원 중 하나가 혁신도시인데 이번 총선을 보고 하겠다는 것은 충남 도민을 무시하는 일”이라면서 충남 지역 혁신도시 유치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국당 지도부의 입장으로 비칠 수 있는 이러한 발언은 공공기관 추가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선 대구․경북으로선 악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구미시 전경. 사진 = 블로그 당나귀 캡처 |
◇국가 균형 발전법 개정안 국회 통과하면 대구 경북 치명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특허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이제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 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사위,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개정안에 정부는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시․도 각각 1곳에 반드시 혁신도시를 지정토록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중 혁신도시가 없는 곳은 대전과 충남뿐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 혁신도시를 유치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6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결정할 당시 대전에는 제3 정부 청사가 있고, 충남에는 세종시가 건설되기 때문에 이 두 지역을 혁신도시 대상에서 법률로 제외했다. 더군다나 대구에 10개, 김천 혁신도시에 12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한 데 비해 세종시에는 이미 19개 공공기관이 이전한 상태다.
만일의 경우 개정안이 통과되면 향후 지방으로 추가 이전할 공공기관의 상당수가 대전과 충남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수도권 확장으로 연결돼 국토 균형 발전이란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바라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업위) 법안소위를 통과할 당시 찬성표를 던진 한국당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 국회 산업위 간사 지침에 따라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관하게 찬성했다”며, 산업위 간사가 제시한 지침의 의미에 대해 “법안 처리를 앞두면 원내대표와 상임위 간사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무슨 법안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미리 정해서 법안소위 활동 때 말해준다. 그에 따른 것”이라면서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 경북 지역 주민들은 한국당이 입장을 분명해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혁신도시 시즌 2, 대비하라는 주문 불구 정치권 뭘 했나
지난해 12월 25일 국토교통부는 충북 혁신도시에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을 끝으로 153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년도 별로는 2014년까지 94개, 2015년 36개, 2016년 9개, 2017년 8개, 2018년 13개, 2019년 3개 기관 등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2003년 기본구상 발표, 2016년 혁신도시 및 이전대상 공공기관 지정 발표, 2017년 10개 혁신도시의 개발예정지구 지정 등을 거쳐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2월 국토교통인재개발원의 제주 신도시 이전을 필두로 시작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12월 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충북 혁신도시 이전을 마지막으로 총 153개 기관의 이전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주현종 혁신도시 발전추진단 부단장은 25일 “공공기관 지방 이전 완료를 계기로 혁신도시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통해 혁신도시가 새로운 지역 성장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지난해 혁신도시 시즌 2를 발표한 바 있으며, 혁신도시별 발전전략, 정주 여건 개선, 인근 지역과의 상생발전 등을 포함한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 부단장은 “앞으로도 혁신도시 시즌 2의 주요 정책인 복합 혁신센터 건립,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 미래형 스마트 혁신도시 조성, 산업 클러스터 활성화, 상생발전 확산 등 혁신도시 발전을 견인할 다양한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공단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미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현안이고, 혁신도시 시즌 1을 성공리에 마감한 김천 역시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지난 2018년 11월 이해찬 대표는 국회 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122개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공론화했다. 이어 민주당 지방혁신 균형 발전추진단 발대식에서 이 대표가 “균형 발전 정책이 우리나라에선 아주 중요한 만큼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당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탄력을 받는 계기였다.
지난 해 10월 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현미 장관도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수립할 의지가 있느냐”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공공기관 이전은 사회적 합의와 절차가 필요하다. 혁신도시에 대한 성과 평가가 2020년 3월에 끝나 용역 결과를 보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정부 여당이 4월 총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지역별 공약으로 내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따라 경북정치신문은 구미에서는 122개 이전 공공기관 중 지역과 관련이 있는 한국의료기기 안전정보원, 한국과학기술 연구원, 한국 국방연구원, 한국 특허전략 개발원, 과학기술 일자리 창출원, 환경보전협회, 학교법인 학국폴리텍대 등을 유치 기관으로 주목했다.
이러한 흐름이 여론을 등에 업으면서 시민들은 정치권과 구미시, 구미시의회, 구미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하는 공공기관 구미 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정치권이 뒷짐을 지면서 공공기관 이전이 절벽 앞에 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균형 발전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추가 이전할 공공기관의 상당수가 대전과 충남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바라는 대구․경북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시도민들은 대구 경북 의원들이 개정안 부결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대구․ 경북의 공공기관 이전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역의원들은 물론 한국당의 입지가 위축되면서 총선 정국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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