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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위성 정당, 하지만 현안으로 급부상한 준연동형 비례 대표제

김경홍 기자 입력 2020/05/14 18:26 수정 2020.05.14 18:26

 
더불어민주당, 위성 정당 더불어시민당 흡수통합 결정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과 조속한 시일 내 합당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21대 국회 개원을 목전에 둔 가운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낳은 이단아인 위성 정당들이 속속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출 채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3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내부 합당 절차를 마무리한 데 이어 14일에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양당 대표는 여야 합의 없이 ‘4+1’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해를 4.15 총선을 통해 확인한 만큼 20대 국회 회기 내에 폐지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지지부진한 통합을 두고 수십억 원대의 정당 보조금과 상임위원장 배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미래한국당이 통합보다는 원내교섭단체 등록에 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으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온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합당을 결정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라는 논평을 냈다.

이러면서 민주당은 21대 국회에는 꼼수가 없어야 한다며, 건강한 여야정당으로서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정치가 복원되었으면 한다는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준연동 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가운데 21대 총선을 치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한국 정치사에 오점을 남겼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 일반적인 시각이다.

↑↑ 14일 오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당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합당 논의기구 구성 관련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래통합당 캡처

◇ 상처 입힌 후 답안 찾는 후진적 한국 정치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급조한 위성 정당들이 정치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상황을 목전에 두기까지 여야 정치권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입히는 오점을 남겼다.

실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미래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미래한국당 패싱’ 발언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정신감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격한 반응까지 흘러나왔다.

12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해도) 정치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유철 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2+2(민주당, 더불어시민당, 통합당, 미래한국당)회동 제안과 관련해서도 ”정치가 속이 안 보였으면 좋겠다. 핑계를 대도 그럴싸하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날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백 의원은 “민주당이 미래한국당과 국회 일정을 합의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법을 무시한 처사”라며 “정상적인 기억 능력이 있는지 병원에 가서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인 자유한국당과 국회 운영 일정을 합의하지 않고 비교섭단체들과 4+1을 만들었던 몇 달 전의 일을 잊었느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불과 몇 달 전, 민주당이 교섭단체인 자유한국당(미래 통합당 전신)과 국회 일정을 합의하지 않고 비교섭 단체들과 4+1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키자, 미래통합당은 위성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무력화에 나섰다. 또 이에 대응해 더불어민주당은 위성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해 응수했다.

그 여파가 ‘정신 감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독설로까지 확산하기에 이른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꿴 정치사의 오점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는 현안이었다.

정치의 이단아를 낳게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존폐 문제가 향후 국회가 풀어야할 최대 현안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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