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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반세기 흘러도 가슴에 남아있는 구미시 신평동 ‘이주민의 눈물’

김경홍 기자 입력 2020/07/17 21:58 수정 2020.07.17 21:58


↑↑ 지난 16일 구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장세구 의원은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 이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구미시에 호소했다. 아울러 공단 조성 과정에 대한 자료를 기록, 관리할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기록관’ 건립을 제안했다./ 사진 = 구미시의회 캡처



장세구 구미시의회 의원 ⇢서러움 참아내며 구미공단 잘되길 바랐지만, 50년 흘러 돌아온 건 ‘건축물 임대 소송’의 아픔 ⇢ 이주민 정주여건 개선 방안 마련 촉구 ⇢ 공단 조성 과정 역사 기록, 관리할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기록관’ 건립 제안
김상조 경북도의원 ⇢ 이주민의 억울함을 명확히 규명, 기록으로 남겨야 ⇢전자산업 발전기록관• 박물관 건립 촉구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1970년대 초, 정부가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강하게 걸면서 전형적인 농촌 지역인 인구 3만 명의 선산군 구미읍(지금의 구미시) 낙동강 변은 구미 국가산업단지 제1단지 조성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 모든 일에는 양과 음이 있는 법이었다. 산업 근대화를 주창하는 정부의 나부끼는 깃발의 이면에는 공단 조성지역으로 지정된 삶의 터전을 내주고 정든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망향의 아픔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신부, 비산, 광평, 사곡, 상모, 임은, 오태는 물론 칠곡군 납계동 원주민들이었다. 하루아침에 이주민이라는 서러운 대명사의 주인공이 된 그들은 제대로 된 토지 보상은커녕 재산적 손실에 따른 억울함을 가슴 깊이 눌러 담은 채 정부가 정해 준 신평동 일원의 집단 주거지로 이주해야 했다.

헐값에 빼앗기다시피 한 이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구미공단에 입주하는 기업에 저렴한 분양가로 공장용지를 제공하는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감내하기조차 힘든 억울함을 가슴 깊이 눌러 담을 수 있었던 힘은 헐값에 내 준 그들의 토지 위에 들어서는 공업단지가 국가 및 지역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분출됐다.

결국 세월이 흐르면서 구미공단은 내륙 최대의 공단으로 번성을 구가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감이었다. 이주민들은 고향에서 공동소유하고 있던 동답 (洞畓)이 공단 조성지로 수용되면서 맞바꾼 신평동 이주단지 내 토지에 직접 건물을 지었다. 그리고 발생하는 수익금을 주민복리비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법을 잘 몰랐던 그들은 근거자료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최근에는 소송에 휘말려야 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50여 년 전 공단 조성 과정의 아픔이 지금까지도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 열악한 환경으로 고통을 겪으며 질 높은 삶은 고사하고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신평동 이주단지 주민들은 오늘도 망향의 외로움 속에서 황혼의 길을 가고 있다.

↑↑ 구미공단 전경./ 사진 =한국산업단지 공단 제공


◇구미시의회 장세구 의원의 눈물 어린 호소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발전의 이면에는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던 원주민들의 희생과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지난 16일 구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장세구 의원은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 이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구미시에 호소했다. 아울러 공단 조성 과정에 대한 자료를 기록, 관리할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기록관’ 건립을 제안했다.

이주민들의 희생이 무심한 세월 속에 묻혀 사라지지 않도록, 구미가 과거부터 경제적 혜택을 누리기만 한 곳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조성 과정과 발자취를 명확히 조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전자산업 발전기록관 건립 추진을 거듭 촉구한 장 의원은 “전자 산업 발전기록관은 지난 역사와 함께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구미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건립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구미공단이 섬유·방직에서, 전자·정보 등으로 , 지금은 5G시대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는 역사성을 구전이 아닌 정확한 자료를 통해 지난 역사를 바로 알고, 구미가 가진 산업 인프라와 50여 년 간 축적된 산업기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미공단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상조 경북도의회 의원 “이주민의 억울함을 규명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지난 6월에는 김상조 경북도의회 의원이 도정 질문을 통해 “신평, 신부, 비산, 광평, 사곡, 상모, 임은, 오태동, 칠곡군 납계동 등 원주민들은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토지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이들 실향민의 재산적 손실이 구미공단에 입주하는 기업에 저렴한 분양가로 공장용지를 제공하도록 했다”면서, “적정한 보상을 받지 못한 이주민의 억울함을 명확히 규명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북도를 대상으로 국가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전자메카인 구미 공단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전자 산업 발전기록관 및 박물관 건립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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