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 기관장 관사 57평, 교육청이 관리비 부담, 고위직 우대 소지
관사 없는 시도교육청⇢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제주
관사 있는 교육청 ⇢ 경북, 강원, 충남, 전북, 전남, 경기, 경남
모범사례 ⇢ 울산, 제주, 인천교육청 기관장 관사 청소년 문화공간 전환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관사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그렇다면 교육부와 소속기관, 17개 시도교육청의 기관장 관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밝힌 교육부와 6개 소속기관 및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기관장 관사 현황에 따르면 교육부 소속 기관 중 국사편찬위원회, 대한민국학술원,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국립특수교육원, 국립국제교육원 등 5곳은 기관장 관사가 없다. 시도교육청 중에서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제주 등 10곳 역시 관사가 없다.
특히 울산교육청은 아파트를 교육감 관사로 가지고 있었으나, 지난 2016년부터 부교육감 관사로 전환했다. 부교육감이 임용 특성상 해당 지역 연고자가 아닐 확률이 높은 만큼, 적절한 조치다.
제주교육청은 토지 495평, 건물 90평 규모의 2층 단독주택 관사가 있었다. 이석문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2014년 7월부터 관사를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 3월부터 용도 변경해 청소년 열린 문화공간인 ‘놀래올래’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감 관사를 학생과 청소년 등 교육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으로 전환한 것이다.
인천교육청도 마찬가지다. 토지 166평과 건물 84평의 2층 단독주택 관사가 있었는데, 2019년 9월부터 청소년 문화공간 ‘다누리’로 이용하고 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누구에게나 열린 소통의 장소로 북카페, 소규모 토론, 강연, 공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원거리 직원 용도로 전환하거나 청소년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울산, 제주, 인천교육청 사례는 귀감이 된다.
교육부는 기관 이전한 세종에 부총리 관사가 있다. 42평 아파트를 전세로 보유하고 있다. 비슷하게 지방이전한 중앙교육연수원은 31평 아파트 전세다.
중앙기관이 전세인 반면, 시도교육청은 매입이나 건립 등 기관 소유다. 경북, 강원, 충남, 전북, 전남교육청은 인근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 중에서 충남, 전남, 경북은 교육청이 이전한 곳이다. 관사 규모는 충남은 34평, 강원은 48평, 전북, 경북은 각각 56평과 57평, 전남은 60평이다.
경남교육청은 토지 323평과 건물 98평의 2층 단독주택이다. 1984년에 건립되어 36년 넘었다. 올해 공시 지가는 13억 4천만 원이다.
경기교육청은 기존 관사가 재개발지역에 편입돼 2017년 12월에 새로 관사를 건립했다. 기존 부지는 36억에 매각됐다. 새 관사는 토지 179평, 건물 113평의 2층 단독주택이다. 토지매입비를 포함해 비용은 24억 원이다. 기존 부지 매각대금은 교육 활동에 쓰고, 새 관사는 짓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건립한 이후에도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4천 588만 원과 2천 591만 원으로 증축공사를 했다. 관사 개방이나 전환에 대해 교육청은 부서별 업무 협의회나 간담회, 교육정책 협의회 등으로 수십 차례 활용했다고 밝혔다.
관리비도 문제다. 교육부는 부총리가, 중앙교육연수원은 원장이 관리비를 낸다. 사용자가 내는 것이다. 공무원 주거용 재산 관리 기준’도 전기, 수도, 통신 등 개인 목적을 위해 사용한 요금과 전등 등 소모성 비품의 비용은 사용자가 부담하게 되어 있다.
교육청은 다르다. 앞서 기준은 중앙부처에만 적용된다. 서울을 뺀 전국의 모든 교육청은 각자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근거한다. 교육감 관사 유무와 상관없이 관사를 1급, 2급, 3급으로 구분한다. 1급은 교육감, 2급은 부교육감과 교육장급, 3급은 다른 직원들 용도다. 관리비는 급에 따라 다르다. 1급과 2급은 전기, 전화, 수도 요금이나 보일러 운영비, 아파트 관리비, 응접세트 같은 기본장식물 비용을 교육청이 예산으로 지원한다. 직원은 지원 없다. 교육청 고위직은 국민 혈세로 관리비를 지원하고, 직원들은 자신이 부담하는 것이다.
교육감 관사가 있는 경북, 강원, 충남, 전북, 전남, 경기, 경남은 모두 교육청이 관리비를 부담했다. 조례에 따른 ‘고위직 우대’의 소지가 있다.
이은주 의원은 “교육 수장들은 미래 교육을 자주 강조한다. 그런데 흔히 관사를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한다”라며, “자택과 거리가 멀어 출퇴근이 힘든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관사를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울산, 제주, 인천의 사례를 참고하였으면 한다”면서 “관사의 형태나 규모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관리비는 본인들이 내고, 조례는 바꿀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선 시대 이후 광역 및 기초자치 단체장 관사는 시민과 시민단체의 노력에 의해 백지화됐다. 하지만 일부 시도교육청 기관장 및 시군구 교육지원청 교육장 관사는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건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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