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중단, 코로나 19 소비위축, 50여 일 간의 태풍으로 농어민들 삼중고
정치권, 직능단체 설명절에 한해 상향해야
권익위 신중 검토,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참여 시민사회단체 반대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설 명절 청탁금지법 시행령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 상향과 관련해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임준택 수협중앙회 회장,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임영호 한국 농축산연합회 회장의 의견을 청취했다./사진 = 국민권익위 캡처
[경북정치신문=김경홍 기자] 코로나 19의 파고가 휩쓴 삶의 현장은 처참하다. 삶의 무게에 눌려 늘어진 어깨 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다. 농수축산업계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각 학교가 비대면 교육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중단한 학교 급식은 주요 판로를 상실케 했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8~9월 수확기에 몰아친 두 번에 걸친 태풍 여파가 50일 이상 이어지면서 이중고를 안겼다. 게다가 코로나 19에 따른 외식업계 소비 위축은 농․축․수산물 소비 급감으로 이어졌다. 결국, 삼중고의 파고에 떠밀린 농어민들은 생계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다 못한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원택 의원이 지난 4일 국무총리, 국민권익위원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상한액 10만 원을 설 명절에 한해 20만 원으로 상향토록 해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이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설 명절 청탁금지법 시행령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 상향과 관련해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임준택 수협중앙회 회장,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 회장,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임영호 한국 농축산연합회 회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하지만 전현희 위원장은 “코로나 19의 확산 지속, 방역 단계 상향으로 인한 외식·급식 소비 감소, 설 귀성 감소 예상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우리 농어민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은 청렴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 상한액 조정을 청렴 사회를 향한 의지의 약화로 보는 부정적 국민 여론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기에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13일 권익위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1년 제1차 청렴사회 민관협의회(공동 의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신철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개최하고 사회 각계의 설 명절 청탁금지법 시행령 ’농축수산 선물 가액범위 한시적 상향 요청’에 대해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ㆍ직능계 대표단체 등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산업계를 위해 농수산 선물 가액범위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시민사회단체 등은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설 명절에 한해 일시적으로 청탁금지법 농수산 선물 가액범위를 상향하는 데 반대했다.
하지만 신중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전현희 권익위원장과 농수산 선물 가액범위 상향을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에 대해 여론은 “삼중고에 짓눌린 농민들이 죽어날 판국인데 언제까지 청렴 타령이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더군다나 여론은 “이미 정부는 지난해 청탁금지법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조정한 적이 있고, 그로 인해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오히려 “당시 농식품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시행령 조항을 완화한 결과 추석 기간의 농축산 선물세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6% 증가했다. 특히 금액대가 10만 원 초과~20만 원 이하인 과일 상품의 판매 증가율이 48.6%에 이르면서 축산물뿐만 아니라 농가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었다”며, 이전 사례를 환기했다.
특히 신중론을 보이는 국민권익위원회는 2020년 10월 말 청탁금지법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농․축․수산물 소비를 촉진한 정책을 적극 행정의 우수사례로 선정하는 등 취지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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