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경북정치신문

시와 삶/ 이팝나무 아래서..
문화

시와 삶/ 이팝나무 아래서

김경홍 기자 입력 2020/01/20 18:23 수정 2020.01.20 19:23


상처 없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봄날의 어귀에서 나무들은 나무들끼리
싹을 풀어올리지만,
아픔 없는 푸르름이 어디 있으랴


슬픔 없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가을날의 어귀에서 잎들은 잎들끼리
화사하게 어울리지만
이별 없는 아름다움이 어디 있으랴

외롭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으랴
한겨울밤 가지는 가지들끼리
부둥키며 품어안지만
고독하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내가 그대에게 흘러들어
그대의 아픔을 다독이고
그대가 내게로 흘러들어
나의 슬픔을 닦아내지만

그대여
새벽이 오면 그대는 그대의 길을 가고
밤이 내리면 나는 걸어 들어가
문을 꼬옥 걸어 잠근다


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아파하지 않는 만남은 또 어디 있으랴


△발행인 김경홍/ 1994년 신춘문예•월간 문예지 통해 시•소설 등단/ 시집, 그리운 것은 길 위에서 더욱 그립다 외 다수

저작권자 © 경북정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